[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혼인 건수는 12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혼인율도 덩달아 급감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이는 사상 최대 취업난을 겪으면서 결혼ㆍ연애ㆍ출산을 포기한 소위 ‘3포 세대’가 급격히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혼인ㆍ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2800건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2003년 30만25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은 5.9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혼인율은 2011년 6.6건을 기록한 이후 2012년 6.5건, 2013년 6.4건으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녀 모두 전년보다 각각 0.2세 상승한 32.6세, 30.0세로 조사됐다.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이 30대에 진입한 것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의 초혼연령은 1.7세, 여성은 2.2세 각각 올랐다. 남녀 간의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2.6세로 나타났다. 연령 차이도 2006년 3.2세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다.

이 같은 혼인 건수 감소에 대해 통계청은 혼인기에 접어든 20대 후반∼30대 초반 남녀 인구가 전년보다 20만명 정도 감소한데다최근 경기 부진이 겹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됐고, 20∼30대 실업률이 전년대비 많이 개선되지 못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남녀 모두 학력이 높아지고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늘어나는 점도 초혼 연령을 높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이 62.4건으로 가장 높고, 이어 20대 후반(41.2건)이었다. 20대 후반에서는 연령별 혼인율이 전년보다 1.5건으로 감소했지만 30대 초반은 1.4건 증가했다.

여성에서는 20대 후반이 72.9건으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30대 초반(51.8건)으로 나타났다. 30대 초반 여성의 혼인율은 10년 전(26.3건)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시도별로 보면 조혼인율의 경우 젊은 인구 비중이 많은 세종(8.2건), 서울(6.5건), 울산(6.4건)이 높았고, 전남ㆍ전북(4.9건)이 가장 낮았다. 평균 초혼연령에서는 서울이 남성(33.0세), 여성(30.8세) 모두 가장 높았다.

아울러 작년 이혼 건수도 10만9200건으로 전년보다 5.5% 줄었다.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2.0건)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있는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4.4건으로 2000년 이래 최고로 낮았다.

혼인 건수가 줄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이혼 건수도 감소한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통계청은 결혼한 지 5년 미만의 부부들의 이혼이 많은 편인데 2011년부터 혼인 건수가 계속해서 감소한 점이 이혼율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황혼 부부의 이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2600건으로 2005년(2만3900건)보다 1.4배 늘었다.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지속적으로 늘어 작년에는 1만400건으로 10년 전(4800건)보다 2.2배 증가했다.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전체의 29.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위기의 신혼부부도 많았다.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은 전체의 22.6%를 차지해 20년 이상 부부 다음으로 많았다. 20년 이상 부부와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이절반(52.5%)을 차지한 셈이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4.6년으로 조사됐다. 10년 전보다 2.6년 늘었다. 평균 이혼연령은 남성 46.9세, 여성 43.3세로 전년보다 각각 0.4세, 0.5세 상승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은 전체의 48.4%,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이혼은 50.9%로 나타났다.

시도별로 보면 조혼인율은 인천(2.5건), 제주(2.4건)가 높았다. 서울(1.8건), 대구(1.8건), 세종(1.9건)은 하위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