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한국과 미국이 합작한 영어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로 스크린에 데뷔한 보아가 “원안 시나리오에는 주인공이 일본인 여성으로 설정돼 있었지만, 내가 감독을 설득해 일본 태생의 한국인 여성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한국 개봉 예정인 ‘메이크 유어 무브’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댄서 겸 공연예술가인 여성 ‘아야’(보아 분)와 스트리트 댄서인 미국인 청년 ‘도니’(데릭 허프 분)의 춤에 대한 열정과 서로간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한 때는 동업자였으나 현재는 숙적이 된 두 클럽의 주인을 각각 오빠와 형으로 둔 남녀주인공의 로맨스를 활기넘치는 춤과 노래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원래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본계 넌버벌 퍼포먼스 그룹 ‘코부’를 모델로 기획됐으나, 감독이 캐스팅 당시 일본까지 날아가 보아를 만나 출연을 제의하면서 주인공의 설정이 바뀌게 됐다. 이 영화에서 보아는 일본 태생의 한국인, 즉 재일교포출신으로 미국 언더그라운드 공연계에서 활동하는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보아는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출연 동기와 영화 데뷔 소감, 앞으로의 연기 계획 등을 밝혔다.
-단막 드라마(‘연애를 기대해’)에 이어 배우로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은 영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의아했다. 연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할 정도로 가수 활동에 전념하는 시기였다. 나 스스로도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었고, 당시만 해도 가수가 배우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그런데, 영화 속 ‘아야’라는 캐릭터가 나를 끌었다. 나랑 흡사해서 교감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춤 영화, 댄스 무비라는 점이었다. 물론 영어로 대사하는 것에 대해선 굉장한 부담감이 있었다. 단막극 ‘연애를 기대해’가 먼저 방영됐지만 촬영은 영화가 먼저라 이 작품이야말로 첫 연기 도전이었다. 영화 첫 출연에 대사는 영어로 돼 있으니 부담이 많이 됐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내가 진지하게 연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과는 달리 수많은 제작진과 스태프, 동료 배우가 한 작품을 위해 달려간다는 사실이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있으면 좋은 연기 하고 싶다.
-어떤 점이 영화의 주인공 아야와 비슷한가.
▲극중 아야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재일교포 출신으로 오빠를 따라 미국으로 간 인물이다. 저도 일본에서 활동했고 일본을 거쳐 미국을 갔다. 춤에 대한 열정도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점이다. 남매끼리의 우정도 마찬가지다. 나도 친오빠들하고 친하다. 나중에 감독(듀안 에들러)이 “당신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더라.
▲한국에도 (타악을 활용한 넌버벌 퍼포먼스로는) ‘난타’가 있지만, 감독이 이 영화를 구상할 때의 애초 모티브는 ‘코부’라는 뉴욕 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그룹이었다. 그래서 일본북인 ‘다이고’를 다른 악기로 대체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일본인역으로 출연할 수도 없었다. 나를 캐스팅하기 위해 일본까지 온 감독에게 일본인역을 맡을 수 없겠다고 말했다. 대신 재일교포 설정으로 바꾸자고 했다. 원래 ‘코부’라는 실존 그룹의 리더가 일본계 여성이었고, 이에 따라 영화의 원안에서도 일본여성이 주인공이었는데, 내가 캐스팅되고 설정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