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칼자루를 쥔 자도, 칼 끝에 선자도 처음엔 모두 ‘친박’이었다. 친박계가 일방적으로 주도한공천전끝에 친유승민계와 범비박계가 대거 공천탈락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핵심 측근은 살아남았지만, 비박계 좌장으로서 김 대표의 리더십은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 친박계 중심의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가 포위해 김 대표의 보폭을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오늘 갈라선 친박계와 비박계 핵심은 모두 ‘친박’이었다. 중심엔 김무성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 3월 제 18대 총선을 앞두고 소위 친이계의 ‘공천학살’에 의해 탈락했다. 서청원, 홍사덕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 서청원, 홍사덕 의원 등은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미래한국당에 입당했으며, 이 당은 곧 ‘친박연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김을동 현 최고위원, 조원진 의원 등도 이 때 ‘친박연대’ 이름으로 당선됐다.
김무성, 김태환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러나 영남 지역의 한나라당 공천 탈락 의원들과 연대했다. 이른바 ‘친박 무소속 연대’다. 그리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살아서 돌아오라”는 바람대로 ‘친박 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 후보들은 대거 당선돼 합ㆍ복당 했다.
김무성 대표가 ‘비박’의 대표 주자가 된 것은 19대 총선을 앞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공천 배제되면서부터였다. 2009~2010년 원내 대표 출마와 세종시 수정 논쟁을 거치면서 박근혜 위원장과 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와 함께 친박 무소속 연대를 주도했던 김태환 의원 역시 이번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번 새누리당 공천 정국에서 최고의 이슈가 되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 공천탈락 끝에 탈당을 선언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최측근이었다. 요샛말로 하자면 ‘진박’이었다. 공교롭게도 진영ㆍ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 출신이다. 유승민 의원은 2004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2005년엔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중용됐다. 공교롭게 김무성 대표는 당시 당 사무총장이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유 의원이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원내대표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국회법 개정안 논란 때도 청와대와 대립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결별했다.
유 의원에 앞서 2004년 박근혜 당 대표의 첫 비서실장은 진영 의원이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장관이 됐지만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려는 정부정책에 반대하며 장관직을 그만뒀다. 역시 박 대통령과의 사이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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