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지난 한해동안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이 3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의 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 퇴직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통닭집’ 같은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는 소득 흐름이 불규칙한데다 음식이나 숙박, 도ㆍ소매업과 같은 경기 민감 업종에 치중돼 있어“국내 대출금리 상승 등 장기적인 금리 상승 국면에 대비해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양천갑 예비후보)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내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39조26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209조4578억원)보다 29조 8043억원늘어난 수치다. 증가폭도 14.2%로 같은 기간 은행 원화대출 증가율(7.1%)를 배 가량 웃돈다. 최근 급증한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인 13.9%보다도 가파른 셈이다.작년 개인사업자 대상 신규대출은 103조6304억원으로 2014년 82조2622억원보다 21조3682억원(26%) 늘어났다.
대출잔액을 연령대로 분류해보면, 50대의 대출잔액이 94조2405억원으로 39.4%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40대(27.4%)▷60대(23.1%)▷30대(9%)순이었다.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 비중이 62.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2014년 말 21.7%에서 지난해 말 23.1%로 1년 새 1.4%포인트 상승했다. 늘어난 대출잔액의 32.9%(9조7935억원)가 60세 이상 자영업 계층에서 발생한 것이다. 50대 이상으로 확대하면 늘어난 대출잔액의 68%(20조3196억원)가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발생했다.
이는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이후 생계형 창업에 따른 자영업자 고령화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비임금근로 부가조사)를 보면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07년 8월 47.1%(289만명)에서 2015년 8월 57.5%(323만명)로 10%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각각 0.34%, 0.49%로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신규대출이 늘어나 분모가 커지면 연체율은 떨어지고, 연말이면 은행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연체채권을 정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규대출의 평균금리는 작년 7월 3.41%를 저점으로 연말에는 3.64%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사는 “자영업자는 소득 흐름이 불규칙한데 음식이나 숙박, 도·소매업과 같은 경기 민감 업종에 치중돼 있다“면서 “국내 대출금리 상승 등 장기적인 금리 상승 국면에 대비해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의 소득 증대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준 의원은 “지금 자영업자들은 장사는 안되고 빚은 불어나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자영업자들이 맘 편히 장사하고 노력한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릴 수 있는 특단의 종합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