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연속 하한가 불구 증권사 의견변동없어 재점검키로 자율규제기구 설립 필요성 논의중
내츄럴엔도텍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나 몰라라 리포트’에 대한 사후 관리를 증권사들에 주문했다. 10번이 넘게 하한가를 두드려 맞았음에도, 여전히 ‘매수’ 일색인 이상 상황이 지속되자 수정 지시를 낸 것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법적 문제’ 등을 이유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게 우리 책임이냐’는 항변도 들린다. 당국의 지시에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기업 분석 리포트를 낸 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투자 의견을 수정하고, 수정 이유를 밝히는 제도 도입 마련을 논의 중이다. 보고서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조된다.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낸 뒤 상황이 바뀐 경우, 이를 6개월~12개월 사이 재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0번 넘게 하한가인데도 여전히 매수 의견이고, 목표가 수정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15일 증권사 준법감시인 대상 워크숍에서 보고서 사후 관리 방침을 증권사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방침에는 주가 급등 또는 급락 시 관련 이유를 설명하고, 투자의견 부정확 사유도 알리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금투협과 상의 후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당국의 ‘보고서 A/S’ 지침에 증권사들이 동참할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행’이 돼버린 ‘무(無) 대응’ 원칙 탓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추후 손배 등 법적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해명 보고서도 안 쓰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 사건은 사기 사건이다. 증권사가 알 수 없는 영역이 있는데, 그것까지 책임을 증권사들에 묻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논의 중인 자율규제 기구 설립, 또는 규정 도입이 현실화될 지도 알 수 없다. 미국은 ‘금융 및 증권 산업 규제기구(FINRA·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가 설립돼 있다. 이 기구의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가 특정 기업에 대한 조사(리서치)를 중단할 경우, 제외 이유와 제외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한국은 개인 투자 규모가 60%나 된다. 경제 규모가 한국과 유사한 국가에선 찾아보기 힘들만큼 높은 수치”라며 “증권사들이 개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신뢰를 주는 리포트는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기준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개인 비중은 59.99%나 됐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