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 자료…54명이 실용성 선택
의정활동을 위해 전국을 누비는 국회의원들의 발은 역시 ‘세단’이 대세였다.
26일 공개된 2015년 국회의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이 본인 재산으로 신고한 차량은 2000cc급 이상 중ㆍ대형 세단 차량이 총 198대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별로는 그랜저 계열이 52대로 가장 많았고, 제네시스 33대, 쏘나타 계열 24대, 에쿠스 22대 등 현대차가 다수를 이뤘다.
반면 단일 모델 1위는 밴 차종인 기아차의 ‘카니발’이 54대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용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의원들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단에 비해 경제적인 연비와 많은 승차인원, 넉넉한 내부공간을 이동중 업무ㆍ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의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방 의원들 입장에서는 세단 차량과 달리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충북에 지역구를 둔 의원측 관계자는 “세단에 비해 공간이 넓어 보좌진이 동승해도 불편함이 적고, 각종 물품을 나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버스전용차로 이용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또 의정활동보다는 개인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쏘렌토, 스포티지 등 SUV차량도 23대로 적지 않은 수를 차지했다.
반면, 의원 재산으로 등록된 차량 중 수입 외제차는 한대도 없었다. 민감한 여론을 상대해야하는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외제차량을 타는 것으로 괜한 입방아에 오를 가능성 자체를 없애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회의원 배우자의 차량 보유 현황도 비슷했다. 배우자들이 신고한 차량 중 수입 외제 차량은 렉서스, BMW 등 총 11대였다. 국회의원들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기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민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재산 신고된 차량 중 이색적인 것은 배기량 2957cc의 2002년식 프레지오 일반구급차였다. 이 차량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신고한 것으로, 지역구인 부산에 위치한 한 의료재단의 이사장인 정 의장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구급차를 본인 재산으로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