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1인가구 시대’ 주거해법으로 서울시가 시도하는 공동체주택이 성공하기 위해선 물량 공세보다 ‘부담 가능한 주택’이라는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 사회투자기금 융자 확대 및 주택도시기금 활용, 취약계층 대상 공동체주택 개발, 비영리 민간사업자 육성 등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사회임대형 공동체주택 활성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공동체주택의 개념은 셰어하우스에서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을 포괄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공동체를 통한 생활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측면’과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물리적 측면’을 종합해 공동체주택을 정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이후 늘어난 셰어하우스(share house)와 코하우징(co- house)이다. 이는 공동주택에서 보육, 교육 등 생활문제를 함께 해결하거나 공동체를 이루는 주거형태다. 서울시는 이들을 공동체주택으로 규정하고 지원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체주택을 공급하는 민간사업자는 자금 조달의 한계, 저렴한 토지 확보의 어려움, 임대 운영의 지속성 곤란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자금 문제로 공동체주택의 보급이 어려워지거나 중산층 위주로 입주하는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공동체주택 공급은 장려할 필요가 있으니 공동체 형성을 저해하는 물량 위주의 정책은 원래 취지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공동체주택의 속성상 단기간 확대가 어렵기 때문에 전세가격 급등과 같은 현재의 주거문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영향보다는 주거를 매개로 하는 공동체 가치 실현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가소유형 공동체주택의 경우 가구당 건축비 부담이 큰 만큼 시중은행의 금융지원을 통해 입주자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 사회임대형의 경우 1인가구, 청년가구, 저소득가구 등의 주거소요에 부응해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되고 있어 이를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가령 자금조달과 토지확보 등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을 완화시키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다각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보고서는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공동체주택 모델 개발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서울시 SH공사에서 공공임대형 공동체주택의 시범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용 공동체주택 모델을 개발하고 지원제도를 정비해 민간부문으로 확산시키는 접근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보고서는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이 단기간에 융자 규모를 확대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앙 정부의 ‘주택도시기금’을 추가적인 자금 조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