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튜 샤프 쉐이퍼 빈야드 매니징 디렉터
5가지 품종만 소량 생산해 퀄리티 유지
친환경 농법으로 탄소 저감…병 무게도↓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우리는 포도밭에서 매, 올빼미와 함께 일합니다. 또 포도밭에 설치한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모든 물은 재활용해 탄소 저감을 실천합니다.”
30일 서울 강남구 도운스페이스서 열린 ‘쉐이퍼 빈야드’ 브랜드 세미나에서 메튜 샤프 쉐이퍼 빈야드 매니징 디렉터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지속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쉐이퍼 빈야드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쉐이퍼 빈야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벨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와인 브랜드다. 1972년 출판업에 종사했던 ‘존 쉐이퍼’가 쉐이퍼 빈야드를 설립해 5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반세기 이상 역사를 가진 브랜드이지만 5가지 와인만 생산한다. 메튜 디렉터는 “소유하고 있는 포도밭에서 5가지 품종만 소량 생산해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5종의 와인만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쉐이퍼 빈야드의 와인 철학은 ‘포도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나게 하라’는 것이다. 친환경적으로 포도를 길러 본연의 맛을 살리겠다는 의미다. 실제 쉐이퍼 빈야드는 화학 비료 대신 초목으로 토양을 기름지게 만든다. 또 미국 나파 벨리 지역에서 최초로 100% 태양에너지를 사용한 와이너리이기도 하다.
메튜 디렉터는 “1만마리의 양이 잡초를 뜯어먹는 역할을 맡고 야생 매와 올빼미는 두더지 등 뿌리를 갉아먹는 설치류를 쫓아낸다”며 “올빼미는 밤에, 매는 낮에 활동해서 24시간 포도밭을 순찰하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폰이 포도밭을 둘러보면 각 나무마다 수분 섭취량을 판단해 물이 필요한 나무에만 물을 주면서 사용량을 절약한다”며 “와인 병 무게도 줄여서 운송할 때 연료 사용량을 감소시켜 탄소배출을 30%가량 저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쉐이퍼 빈야드의 친환경 철학이 적용된 포도밭은 약 240에이커(97만1245㎡)에 달한다. 여기서 생산된 와인은 전 세계 55개국으로 유통된다. 메튜 디렉터는 “최근 32에이커(12만9499㎡)를 추가로 매입하고 와인 숙성도 캐스크와 탱크를 별도로 운영해 포도밭부터 와인을 병에 담는 바틀링까지 직접 관리한다”며 “앞으로 판매 국가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품명에는 브랜드 스토리를 담았다. ‘TD-9’는 존 쉐이퍼가 사용하던 트렉터 이름을 따서 만든 와인이다. ‘레드 숄더 렌치 샤르도네’는 포도밭을 지키는 매의 어깨가 붉다는 점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원 포인트 파이브’는 1세대 경영진인 존 쉐이퍼와 그의 아들인 2세대 경영진 더그 쉐이퍼의 유대감을 1.5세대라는 이름에 담았다.
각 와인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쉐이퍼 빈야드의 최상급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에게 6번이나 100점을 받았다. ‘릴렌틀리스 2008 빈티지’는 2012년 와인 스펙데이터 올해의 100대 와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신세계L&B가 쉐이퍼 빈야드 와인 5종을 독점 수입하고 있다. 쉐이퍼 빈야드는 2022년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100% 자회사 스타필드프로퍼티로부터 인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