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트럼프 우세’에 0.5% 내려 2560대 마감

이차전지·신재생에너지 등 직격타 우려

美, 레드 스위프(공화당 싹쓸이)도 무역분쟁 우려↑

다시 커지는 무역분쟁 공포…현실이 된 ‘트럼프 트레이드’ [투자360]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코스피가 6일 0.5% 하락해 2560대로 내려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37포인트(0.52%) 하락한 2563.51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국내 증시는 7일 트럼프 재집권 시나리오의 현실화에 따른 무역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 2기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따른 업종·종목별 유불리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52% 내린 2563.51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미 대선 개표 직후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치고 나오던 오전에만 해도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일부 경합주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우세가 이어지자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의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와 금융규제 완화 기대심이 유입된 금융주, 원자력발전 관련주 등은 급등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자국 기업에 유리한 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축포를 쏘아 올렸다. 예상을 뒤집은 트럼프 당선인의 압승으로 대선 불확실성은 조기에 해소됐다.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데 이어 하원도 공화당의 우세를 보이며 ‘레드 스위프’(Red Sweep·공화당 싹쓸이)가 예상되는 상황도 트럼프 행정부에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반색했다.

미국 3대 지수도 일제히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4년 반 만에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3.57% 폭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53%, 2.95% 급등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상되는 내수 진작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주들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무려 5.84% 상승했다.

규제 완화를 기다리는 금융 업종이 6% 넘게 폭등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 업종이 올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당선인에 올인한 테슬라는 14.75% 급등했다.

엔비디아(4.07%)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공지능(AI) 투자계획과 함께 새 정부의 반독점 규제 완화 기조에 힘입어 급등했다.

그러나 이날 국내 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본격화할 무역분쟁의 고조에 따른 우려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이익 전망이 올해 들어 내내 하향되는 가운데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철폐와 관세 부과로 타격을 입을 경우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계속된 상황에서 무역분쟁이 재개될 시 내년뿐만 아니라 2기 트럼프 행정부 내내 국내 증시가 부진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질 법하다”며 “레드 스위프 구도가 유력해진 것도 무역분쟁의 두려움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중간재 산업이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우방국끼리 공급망 구축) 전략으로 관세 부과에 대비하고 있는 점과 강달러에 따른 수출 산업의 호조 가능성 등이 지수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

오는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금리인하 사이클을 재확인할 경우 투심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시 커지는 무역분쟁 공포…현실이 된 ‘트럼프 트레이드’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