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부터 오피스텔 상가 공실
한층 통으로 병원 임대·고급화 계획
임대료·관리비 비싸 공실 지속돼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 주요 지역의 상가들에서 공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임차인을 가려 받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배경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고수익이 예상되는 임차인을 고수하며 상가 고급화를 꾀하고 있지만 자칫 상권 활성화에 실패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상가는 현재 지상층 대부분이 공실 상태다. 해당 오피스텔은 지하와 지상 2개층이 상가로 운영되고, 그 위로 오피스텔이 자리 잡고 있는 구조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소유주 측이 건물의 고급화를 위해, 상가 2층 전체를 메디컬 존으로 운영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나머지 층도 2층을 병원으로 채운 이후 약국 등으로 채워갈 예정이다.
자양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소유주가 2층 메디컬 센터를 완성시킨 후 나머지 공실을 순차적으로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며 “상가 고급화를 위해 병원 외 업종도 강남 브랜드 위주로 선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여름에 편의점과 공인중개사무소 등 여러 입점 문의가 있었으나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라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대 문의를 위해 찾아온 몇몇 진료과 병원들도 높은 임대료와 관리비로 입점 계획을 철회 했다고 한다. 현재 이곳 전용 327㎡ 시세는 보증금 2억6300만원, 임대료 2440만원, 관리비는 55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양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한 진료과가 올해 7월부터 입점 해 성황리에 운영 중인 상황”이라며 “전용 33㎡ 기준으로 임대료는 600만~700만원 정도인데 입지 조건이 좋고 주변에 고령 인구가 많아 장사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소유주는 근저당도 없고, 당장 대출이자도 안내도 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반 상가 업종이 부담하기 힘든 금액에 관리비도 비싼 편이다”며 “피부과·소아과 병원장 등이 직접 보고 가기도 해서 조만간 들어올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사례가 흔하지 않고 빠른 입주가 이뤄져야 주변 상권도 개선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자양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하루빨리 오피스텔 상가가 채워져야 인근 아파트 상권도 연쇄적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프라인 매장 선호도가 높아지며 권리금·임대료 대비 수익률이 나오지 않게 되면서 임대 문의가 점점 줄고 있다. 상가 라인별로 동시 부흥하는 경우가 많은만큼 인근 상가 침체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실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문가는 소유자가 건물가치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공실을 감안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전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몇년 전부터 가로수길이 뜨면서 브랜드 입점이 건물의 가치를 결정짓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공실률이 높아졌다”며 “이런 특수한 메인 상권에는 일반 업종의 임대료 감당도 어려울 뿐더러 소유주가 가려받으며 공실이 꽤 오랜기간 채워지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