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우성1차, 단독으로 정비계획 입안 제안
신길우성1차·건영 통합 재건축 무산위기
재건축 추진위만 3곳…통합 논의 지지부진
영등포구청 “같은 아파트 중복 입안제안 불가”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 신길우성1차·건영아파트가 통합 재건축 여부를 놓고 단지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작년부터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두 단지를 한데 묶는 방식을 검토했지만,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가 나뉘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면서 개별 단지 재건축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신길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는 지난 9월 3일 토지등 소유자의 60% 이상 동의를 확보해 영등포구청에 정비계획 입안 제안서를 제출했다. 건영아파트를 포함하는 통합 재건축 방식이 아닌 분리 재건축 방식이다. 구청은 신길우성1차 입안 제안서를 접수해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 검토 절차에 돌입했다.
신길우성1차와 건영아파트의 통합 재건축 논의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3월엔 우성·건영통합재건축 추진협의회가 설명회를 열고 두 단지 간 통합 정비 계획을 입안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럼에도 단지 간 입장 차이로 통합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현재는 ▷우성·건영 통합 재건축 추진협의회 ▷우성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 ▷건영 재건축 추진 위원회 3곳으로 나뉘어 개별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위 세 곳 중 우성 추진위가 먼저 정비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가면서 통합 재건축이 추진 동력을 잃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미 우성 추진위가 정비계획 입안 제안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통합 추진위가 같은 단지에 대해 중복 입안 제안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통합 추진위가 영등포구청에 ‘정비계획입안 제안 동의서에 대한 법적효력 질의’ 공문을 보냈고 구청은 중복 입안이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신길 우성1차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들이 동의율 60% 이상으로 입안 제안 신청을 했으며, 현재 관련 부서 협의 중”이라며 “이미 입안 제안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신길우성1차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들의 철회 의사 표시 없이는 진행 중인 입안 제안의 구역을 포함한 별도의 중복 입안 제안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길우성1차 추진위가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하면서 단기간 내 합의점을 도출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길우성1차(688가구)와 건영(386가구)은 각각 1986년, 1985년 입주해 재건축 사업연한(30년)을 넘겼고, 현재 용적률은 176%, 186%이다. 재건축 절차를 통합하면 용적률을 36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게 통합 추진위 측 주장이지만, 신길우성1차 추진위는 1000가구 이상이 되면 공원 및 녹지 기부채납이 의무화돼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입장 차가 여전하다.
최근 서울 곳곳에서 여러 아파트 단지가 연합해 재건축을 추진하다 중도 포기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여의도 화랑아파트도 인근 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논의하다 무산돼 결국 단독 재건축으로 돌아섰다. 일반적으로 공동으로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하는 통합 재건축은 단독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높지만, 단지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쉽지 않아 시간만 지체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