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누적 적자 재무적 부담 완화
향후 시너지 여부 주목 “단기 E&P 경쟁력”
결국 추세적 반등은 배터리 부분 관건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통합 SK이노베이션 법인이 지난 1일 공식출범하면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구축에 따른 경쟁력 기대감이 나온다. 올 들어 16% 하락한 주가는 합병 법인 출범 후 반등했다. 다만 유가 변동 우려가 여전한데다 추세적 반등을 위해서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이 관건으로 꼽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SK E&S와 합병안 통과 후(8월27일~10월31일) 10.23% 올랐다. 다만 올 들어 주가는 16.26% 하락했다. 연초 14만300원에 시작했지만 지난달 31일 11만74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낮을 거라 본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 –3588억원을 예상하며 컨센서스를 642억원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유 영업이익은 –4928억원으로 적자 전환을 예상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을 입었고 정유사 실적을 가늠하는 정제마진도 떨어지면서다. 나이지리아, 오만, 쿠웨이트에서 정제설비가 가동되면서 공급이 확대된 여파도 있다. 화학은 PX 스프레드(PX제품가격-납사가격)가 18% 하락하면서 부진이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매출(상반기 기준) 가운데 석유사업(69%)과 화학사업(14%)은 80%를 넘는다.
배터리 분야는 일시적 적자 축소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는 기존 재고 소진에 따른 가동률 상승 등으로 매출액(1조9000억원)은 전 분기 대비 22% 증가, 영업이익은 –689억원을 전망했다. DB금융투자도 영업이익 –216억원을 내다보며 적자 축소를 예상했다. 물량 증가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확대 효과 등 에 따른 흑자 전환 관측도 나온다. IBK증권과 상상인 증권은 영업이익을 각각 53억원, 1509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배터리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큰 변동 없이 재고 소진에 따른 일회성 반등이라는 평가다.
통합법인 출범으로 SK온 장기 적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개선될 전망이다.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지기 위한 합병 후 시너지 여부가 주목된다. 백영찬 상상인증권센터장은 “투자포인트는 SK E&S 합병 이후 시너지 창출 여부”라며 “단기에는 석유개발(E&P) 및 트레이딩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석유·가스사업 시너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SK 이노베이션의 경쟁력은 재평가받을 것”이라며 “ SK E&S 합병으로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우려가 해소될 때 주가 업사이드는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가 반등은 합병보다 SK온에 달렸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노우호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변화 가능성은 결국 SK E&S 합병보다 SK온 정상화”라며 “이차전지 업황 둔화에도 불구, SK온 만의 추세적 펀더멘털 회복 가시성이 나오면 상향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합병은)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 정도의 안도”라며 “전기차 업황에서 긍정적인 톤이 제시되면 센티멘털로 볼 때 같이 움직이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