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4사(하이브·SM·YG·JYP) 지난 한 달 사이 모두 상승세
SM·JYP는 밸류업 지수 깜짝 편입으로 주가 ↑
증권가 “엔터 산업, 4분기부터 실적 반등 전망”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드디어 반등할 기회가 보인다. 상반기 내내 모두 기대치를 하회하며 부진한 실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엔터4사(하이브·SM·YG·JYP)가 지난 한 달 사이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4분기부터 내년까지 각 사 대표 아티스트들의 컴백과 신인 데뷔 등으로 주요 리스크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의 전언이다.
지난달 24일 엔터테인먼트 종목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깜짝 편입된 SM과 JYP는 밸류업 지수 발표 후인 26일 주가가 각각 7.13%, 4.73% 씩 오르는 등 밸류업 수혜주로 기대감이 반영됐다. 덩달아 하이브(6.39%)와 YG(3.37%)도 강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엔터에 호재는 인적 리스크 회복이다. 가장 크게 웃을 회사로는 ‘하이브’가 꼽힌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 BTS의 완전체 활동을 가정한 하이브의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은 약 4000억원으로 올해 기준 하이브·SM·JYP의 합산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익할 것이며, 4분기부터 2025년 실적 컨센서스 하향 흐름이 마무리되는 것을 확인한다면 주가 역시 이를 반영하며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BTS 멤버들의 군 입대 및 제대 전후 시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동방신기·빅뱅의 군 입대 및 제대를 전후한 주가 흐름을 고민 할 때, 하이브 역시 같은 경험이 반복된다면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하이브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여기에 BTS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세븐틴도 이번 달 컴백을 앞뒀다.
올해 상반기 하이브에 가장 큰 리스크를 안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위축됐던 하이브의 투자심리도 회복될 전망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대장주인 하이브의 경우 주가를 억눌렀던 민 전 대표와의 갈등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며 “BTS의 컴백으로 2025~2026년까지 최대 실적이 가능할 전망으로 엔터 업종이 불확실성 해소 구간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한편, ‘SM’은 신규 IP와 대표 IP가 모두 출격해 확실한 성장 IP로 성장세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지인해 연구원은 “엔터주에 중요한 신인 IP 모멘텀은 SM이 가장 강력”하다며 데뷔와 동시에 앨범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라이즈’와 앨범 초동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NCT Wish’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지 연구원은 “고연차 그룹에서 저연차 신인 IP로 완만히 세대교체 중인 SM에서 향후 매출원가율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대는 자연적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SM의 굳건한 IP에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SM에서 올해 1분기에 NCT WISH, 2분기에 나비스(naevis), 4분기에 걸그룹과 영국 보이그룹이 데뷔하고 내년에도 신인 보이그룹이 런칭된다”며 “이는 NCT 127의 군입대로 인한 공백기와 기존 고연차 보이그룹의 개별 활동에 따른 완전체 그룹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주요 추진력”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엔터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을 봤을 때 이기훈 연구원은 “1년간 이어지고 있는 중국향 앨범 감소 영향은 4분기부터는 전작 대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장 빠르게 감소한 에스파는 이미 최근 앨범에서 전작 대비 성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달 컴백을 앞둔 에스파로 SM는 실적 개선이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선 두 회사 대비 ‘JYP’는 느린 속도지만 성장세에 돌입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모객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으나 59만명으로 준수한 레벨을 유지했고, 음반 판매량은 스트레이키즈 효과로 전년 대비 16.1% 증가한 487만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활동량 회복으로 매출도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봤으나 영업이익은 JYP360 등 자회사 비용 증가 기조로 큰 폭의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JYP의 4분기에는 스트레이키즈 스페셜 앨범 및 월드투와 트와이스 미사모 일본 앨범 및 돔투어, 잇지 미니9집 등의 주요 활동이 예상된다. 김현용 연구원은 이를 고려해 JYP의 4분기 음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3% 감소한 251만장, 공연 모객수는 60.2% 증가한 85만명으로 분석했다. 다만 실적은 개선은 공연 매출이 반영되는 내년 1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룹 해체 이후 8년 만에 재결합한 투애니원(2NE1)의 IP를 소유한 ‘YG’는 사실상 올해 큰 반등을 예상할 순 없으나, 상반기 대비 나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0월부터 2NE1 월드투어가 시작됐고, 11월 베이비몬스터의 정규앨범이 발매될 예정이다.
이에 증권가는 “YG의 경우 최대 IP의 실적 공백으로 올해 분기 실적은 무의미하다”면서도 엔터업의 장점인 IP의 지속성과 영구성을 입증할 4분기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길었던 엔터 산업이 3분기를 기점으로 나아지는 모양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실적 이슈뿐만 아니라 다양한 노이즈가 발생하며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 신뢰가 무너졌던 상황”이라면서 “길었던 암흑기가 마무리 국면에 돌입한 만큼 엔터 산업의 성장 동력이 재조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