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5년6개월간 2.4조 접대비 지출
증권-은행-보험 順…대형사 비중 커
김현정 의원 “당국, 규제 마련 나서야”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국내 금융권이 최근 5년 6개월간 ‘접대비’로 쓴 업무추진비 금액이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들은 매년 1200억원을 접대비로 썼다.
이들 금융회사가 고객 수수료를 기반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만큼, 사용 적정성과 관련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업권별로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각각 은행 9578억원, 증권 1조1349억원, 보험 3085억원이다.
통상 접대비로 불리는 업무추진비는 회사 업무와 관련해 접대, 교제, 사례 등의 명목으로 사용되는 금액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 각 업권별 상위 5개사가 전체 업무추진비 중 차지하는 비중은 은행 64.7%, 증권 33.5%, 생명보험사 27.1%, 손해보험사 67.5%로 집계됐다.
특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업무추진비는 2019년 1240억7000만원, 2020년 1055억9000만원, 2021년 1011억2000만원, 2022년 1146억8000만원, 2023년 1221억2000만원 등 연 1200억원 안팎 수준이었다.
올해도 상반기 중 52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업무추진비로 나갔다.
금융권 접대비 문제와 관련해 금감원은 올해 2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총 7개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 직원이 2021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여러 증권사로부터 15회 이상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정직 3개월 중징계 처분을 받기도 했다.
접대비 남용과 불법적 요소를 감시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정 의원은 “고객 수수료를 기반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금융권에서 접대 비용이 과다하게 지출되는지와 부당하게 사용되는지 등을 엄격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접대비 사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불법 개입의 여지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서) 적극적으로 규제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