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간 경쟁 격화에 배타적사용권 신청 늘어
“차별화하고 우량고객도 잡고” 손해율 관리 의도도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에 각종 특별약관을 탑재해 배타적사용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보험 플랫폼 활성화로 보험사간 경쟁이 격화된 데다, 지속되는 손해율 악화로 우량고객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급발진 의심 사고 시 변호사 선임비용을 지원해주는 특약을 선보이고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이 상품은 1심에 한해 변호사 선임 착수금의 80% 해당액을 300만원 한도로 실비 지급하며, 보험기간 중 1회에 한해 받을 수 있다.
앞서 캐롯손해보험은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특약’으로 자동차보험 종목에서 4년여 만에 배타적사용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 상품은 내비게이션 안전운전 점수 없이도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보험기간 1년 동안 캐롯 플러그를 통해 안전운전 점수가 자동으로 산정돼 최대 2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다른 손보사들도 차별화 전략에 한창이다. 삼성화재는 업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 신가 보상 특약을 신설했다.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동용 배터리가 파손돼 새 배터리로 교체할 때, 새부분품 가액과 감가상각 적용 후 새부분품 가액의 차액을 보상해 주는 특약이다.
기존에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배터리 수리가 불가능해 교체가 필요한 경우 비싼 교체비용 전체를 보험에서 보상받지 못하고 고객이 감가상각분을 부담해야 했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어린이 통학 버스를 운영하는 교육시설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료 할인 특약을 내놨다. 이를 통해 만 12세 이하 어린이 교육시설에서 이용하는 업무용 통학 버스 차량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료 12%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처럼 손해보험사들이 서비스나 특약으로 차보험 차별화 경쟁에 나선 것은 상대적으로 보험사별 차이가 크지 않은 표준화된 상품이다 보니 가격만으로 고객 유인을 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량 신계약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 자동차에 차량 첨단 안전장치를 장착하면 사고율이 줄어든다. 사고율 감소는 손해보험사의 지급 보험금을 줄여 손익에 긍정적이다. 보험료 할인 금액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손해율 악화를 겪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12개 보험사 중 7곳은 적자다. 시장점유율의 85.4%를 차지하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도 손익 감소 폭이 크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이 전년보다 각각 52.6%, 45.1% 줄었으며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각각 26.2%, 12.9% 감소했다. 3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고 사고건수와 사고당 발생손해액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차별화된 특약을 많이 만드는 건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고율이 낮은 우량 고객을 모집해 자동차 보험 손해율을 관리하려는 목적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