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애플 첫 AI 스마트폰…‘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탑재
아이폰16 출시 이후 국내 관련주 저가매수세 유입 가능성
“AI 검열 까다로운 中·사전 예약판매 후 관련주 sell on 주시해야”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세계 주식 중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오는 10일 새벽(한국시간) 아이폰16 출시를 앞둔 가운데 관련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과 함께 양대 산맥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애플의 신제품 출시이기에 국내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아이폰16은 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이다. 그런데 출시를 앞둔 지금, 애플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을 위해 아이폰16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5일 공개한 분석 보고서에서 아이폰16은 AI 탑재로 인한 서비스 비용 증가를 전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AI에 투자한 막대한 비용 대비 당장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수요가 없다는 AI 거품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방증하듯 전 세계 첨단 AI 반도체 시장에서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고 엔비디아의 실적이 발표된 지난주(8월 26~30일)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4일 엔비디아의 시총은 하루 만에 374조원 정도 줄었으며 이는 역대 미국 기업 시총의 하루 손실로 가장 큰 규모다. AI 거품론이 크게 일자 서학개미들은 2800억원치를 순매도하는 추세다. 지난달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1일∼29일 엔비디아 주식을 2억1338만1667달러(약 2847억원) 순매도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삼성은 AI 거품론에 지나치게 과장됐다며 거품론을 일축했다. 일각에선 AI 기술 자체를 폄하하는 AI 무용론으로 왜곡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AI발(發) 주가 변동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애플은 현재까진 AI 거품론 속에서 주가를 굳건하게 방어 중이다. 따라서 오픈AI의 챗GPT가 탑재되는 아이폰16의 가격 인상 여부와 주식 시장에 불어올 바람이 더 주목된다. 직전에 출시된 아이폰15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티타늄 소재와 잠망경 카메라 탑재로 인한 가격 인상 우려가 있었음에도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으나 출시 당일 애플 주가는 하락한 바 있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14와 비슷한 수준의 사양 그리고 당시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 영향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애플에게는 중국이라는 장벽이 존재한다. 증권가에서는 AI 검열이 까다로운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챗GPT를 사용할 수 없는 중국 시장에서는 어떻게 AI 기능을 구현할지 등 의문점이 상존한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생성형 AI 제품에 대해 서비스 출시 전 정부에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180개가 넘는 생성형 AI 제품을 승인했는데 이는 모두 중국 업체가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 맞이하는 소비자의 초기 반응이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초기 반응이 좋을 경우 강력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반응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부품단에서 신규 경쟁자가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은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사전 예약판매 전후 관련주에 대하여 sell on(호재가 발표된 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성격의 주가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운영체제인 iOS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만 긍정적이라면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2025년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며 “아이폰16의 흥행은 2025년 iPhone 수요 전망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관련주는 아이폰 가격 인상 논란과 별개로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총 1위 애플의 신제품 이벤트는 저가 매수세가 유효한 수준에서 상승 모멘텀 부여가 가능하며 국내 관련주들이 저가 매수세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AI 이익 우려가 불거지는 현재 상황에서 주가를 굳건하게 방어 중인 결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하며 주시할 종목으로 LG이노텍·비에이치·자화전자 등을 관련주로 꼽았다.
유안타증권 이안나 연구원은 “LG이노텍의 북미 주요 고객사(애플) 신제품 공개 이벤트 기대감이 지난 2분기부터 LG이노텍 주가를 견인했다”면서 “신제품 관련 단기 주가 모멘텀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해 아이폰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아이폰의 판매량 확대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AI 모멘텀의 피크아웃(정점통과) 우려와 수익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AI 부가가치를 판매 실적을 통해 증명한다면 기술주 모멘텀 연장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업종에 상승추세 재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