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문체위서 대한체육회 등 국정감사
김택규 회장 “덴마크서도 인사 안 했다고 들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 선수에 대해 "인사를 안 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 회장은 "안세영이 세계적인 스타여서 그런지 선수촌장이나 협회장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라는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세영은 고의로 인사를 안 한 적이 없다고 한다"라고 전하자, 김 회장은 "그럼 저만 그렇게 느끼나 보죠"라고 답했다.
이에 양 의원은 "말장난해요?"라고 언성을 높여 안세영의 인성을 저격한 것이라 질타했고, 이에 김 회장은 "이번에 덴마크 대회에 가서도 선배들이나 코치들한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 의원이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협회장이 스타를 인격적으로 저격하고 왕따시키고선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느냐"고 따지자 김 회장은 "제가 뭐를 왕따시켰습니까"라고 맞섰다.
이후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도 '인사' 논쟁이 계속됐다.
김 의원은 "인사를 안 하고 다니는 건 '싸가지 없는' 것 아닌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김 회장은 "제가 언제 싸가지가 없다고 했나. 무엇을 물어보시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이에 김 의원이 "회장님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인사 잘하고 다니시라"라는 일갈에 김 회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그 말투를 따라 하듯 "알겠습니다∼"라고 반복하자 장내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보다 못한 전재수 문체위원장이 "회장님은 국정감사장의 증인이시다. 언짢은 질문이라도 그런 자세와 태도는 국정감사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경고했는데, 김 회장은 "증인으로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해주면 좋겠다"며 지지 않았다.
이후엔 의원들의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세영의 이미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사과하라고 하자 김 회장은 "사과드리겠다"고 답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까 한 것은 사과가 아니다"라며 재차 요구했고, 김 회장은 "사려 깊지 못한 언행으로 의원님, 국민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의원들로부터 '안세영 선수에게도 사과하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안세영 선수에게도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민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공공단체장으로서 적합하지 않으신 것 같다. 물러나라는 요구가 많은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물었고, 김 회장은 "신중하게 심사숙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안세영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750 덴마크오픈에서 준우승 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안세영은 국제대회 준우승 소감을 묻자 "딱히 할 말이 없다"고만 답했다. 취재진이 '국감장에서 협회장이 안세영 선수가 인사를 안 한다는 얘기를 했다', '코치진과 불화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함께 입국한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안세영과의 불화설에 "아직 다가가고 대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조금씩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 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