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발의
명태균, ‘尹의 정치적 메신저’ 주장
대통령실 “터무니없는 주장” 일축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법을 다시 발의하며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명태균 씨 관련 의혹도 법안에 추가했다. 명씨는 자신이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서울 서초동 자택을 수시로 드나들며 사실상 정치적 조언자 역할을 했고, 김 여사와도 매일 같이 통화를 한 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전날 발의한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의 수사 대상에는 ‘김건희가 명태균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이란 항목이 추가됐다. 아울러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도 새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명씨는 지난달 5일 뉴스토마토의 검 여사 공천개입 의혹 보도로 대중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 이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명씨에게 돈을 건넨 정황이 나왔고, 이후 명씨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당시 자신이 ‘메신저’ 역할을 했으며, 대선 전 윤 대통령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의 ‘치맥 회동’도 자신이 성사시켰다 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명씨의 발언 수위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더욱 강해졌다. 명씨는 지난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 얘기하면 다 뒤집어질 것”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2022년) 1월 3일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에게) ‘연기나 잘하라’(라고 한 건), 그건 원래 제가 한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나 잘하라는 뭔지 아시나, 여사가 물어본다. ‘우리 오빠가 지금 상태가 어떠냐’ 지금 상황이”라며 “인기 여배우가 지지율 46%라 해도 연말에 여우주연상을 탄다는 보장이 있나. 훌륭한 감독, 훌륭한 연출가, 시나리오 대본, 그다음에 투자자, 배급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들어올 생각이 저를 만날 때 제로였다”며 “그래서 제가 얘기한 게 투자자, 배급사는 국민의힘, 감독은 김종인, 연출은 이준석, 시나리오는 내가 짤 테니 후보는 연기나 잘하시면 된다 이거였다”고 설명했다.
명씨는 그러면서 김 여사의 회사인 코바나컨텐츠와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위치한 윤 대통령의 자택에도 “셀 수 없이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일 전화는 거의 빠짐없이(했다). 왜냐하면 아침에 전화가 오시면 또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을 거 아닌가. 그러면 낮에도 여러 번씩 계속 통화를 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옆에서 조언을 해드리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날짜와 관련해서도 “제가 말씀드리고 나서 바로 입당하신 거는 사실”이라고 했다.
명씨는 또 대선 이후 ‘인수위원회 위원 면접’ 요청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여사가 얼마나 청와대 가자고 그때는 용산 갈지 모르게 청와대 가자고 그랬는데 저는 안 갈래요(라고 했다)”며 “인수위에 와서 사람들 면접 보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고 분석해 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사고 친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명씨는 또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재원씨가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 통화에서 협박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니가 다 감당해라”라는 글을 게시했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김 여사와의 과거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을 올렸다.
명씨는 해당 사진을 게시하며 “김재원씨의 강력한 요청으로 알려 드립니다. 재원아! 너의 세치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고 적었다.
명씨가 올린 사진 속에서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달라’, ‘무식하면 원래 그런다’, ‘제가 명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 ‘지(오빠)가 뭘 안다고’, ‘전 명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한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정치권 등에선 김 여사가 지칭한 ‘오빠’가 배우자인 윤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해당 사진 공개 직후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김 여사의 친오빠”라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밝혔다. 해당 문자가 명씨의 조작이 아닌 김 여사와 실제 대화란 점을 대통령실에서 공식 확인해준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씨의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