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사수, 이재명 리더십 입증…‘먹사니즘 행보’ 재시동
재보선 후 강원도 평창 배추밭 찾아 당론입법 추진 약속
“소상공인·자영업자 적극 만날 것…기업인 면담도 재개”
민주당은 대여공세 집중…최고위서 “尹대통령 하야해야”
“롱패딩 준비…11월 2일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 개최”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10·16 재보궐선거에서 호남을 지켜내 견고한 리더십을 입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곧장 민생행보에 돌입했다. 향후 여건이 되는대로 농민·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찾아 면담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당대표 연임 직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을 만났던 이 대표는 재계 인사들과의 접촉 빈도도 높일 방침이다.
20일 정치권 안팎에선 재보선 지휘를 마무리한 이 대표가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 개인은 민주당이 집중하고 있는 정쟁 이슈에서 한 발 물러나 민생을 살피는 모습을 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재명 대표실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재보선이 끝났으니 (이 대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더 적극적으로 만날 것”이라며 “기업인들과도 다시 면담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재보선 다음 날이었던 지난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배추밭 일대를 찾아 농민들을 만나면서 민생행보의 시작을 알렸다. 이 대표는 당시 직접 농지를 둘러보며 작황 상황을 점검한 뒤 ‘배추값 안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어 농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간담회 말미에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농작물 수입허가권(쿼터제)을 해당 작물 재배조합에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당론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당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을 연이어 만났던 이 대표는 경제계 인사들과의 접촉도 재개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5일 최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에너지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에 대한 공감을 나눴다. 이 대표는 당시 민주당과 대한상공회의소 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먹고사는 문제, 민생문제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 문제의 핵심은 기업활동의 활성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 대표에게 “앞으로 기업활동에 도움이 되는 많은 법안들로 지원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 차원 대여공세 수위를 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는 명태균씨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검찰의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과 관련한 날 선 비판을 연일 쏟아붓고 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윤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윤 대통령의 유일한 선택지는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하야”라고 주장했다. 송 최고위원은 “명태균이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고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여론 조작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당장 하야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의 책임이자 도리”라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도 추진하기로 18일에 결정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심 총장을 탄핵하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당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있었던 검찰의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무혐의 처분에 대해서는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국민이 행동에 나서고 있고 국회와 야당에도 행동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는데 공감했다”며 “검찰총장 탄핵에 대해서 지도부 차원에서 공유가 있었고,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절차와 시기는 원내에서 협의 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달 2일부터 장외에서의 투쟁도 시작한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일동은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피의자 김건희 불기소처분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롱패딩을 준비할 것”이라며 “다음달 2일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김건희 정권에 대한 성난 민심을 확인시켜 드리겠다. 국민과 함께 위기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