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국내 증시가 올 한 해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한 데다 당분간 안갯속을 걸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정적인 대형주 가운데 주가 상승 여력이 돋보이는 종목을 찾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ROE(자기자본이익률)와 PBR(주가순자산비율)를 활용한 이른바 ‘ROE-PBR 전략’이 그것이다. 이익을 많이 창출해내면서도 저평가돼 있는, 수익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동시에 갖춘 종목을 찾는 방법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위당 자기자본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많을수록 자기자본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를 활용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ROE 수준에 적합한 적정 PBR를 산출하고 이를 시장 PBR와 비교해 저평가 여부를 판별한다.
30일 KB투자증권에 따르면 2014년 추정치를 기반으로 ‘ROE-PBR 상승 여력’을 집계한 결과, 기아차의 주가 상승 여력이 14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현대차(126.3%), 효성(115.7%) 등의 순이었다. 이는 각 종목의 ROE를 따져봤을 때 주가가 해당 수치만큼 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산술적인 수치로, 저평가 여부와 정도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여기에 2014년 예상 ROE를 사용한 만큼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 2014년 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높아진 종목을 가려내면 저평가 판별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실적 개선이 나타날 유망 종목을 선별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종목은 DGB금융지주와 SK하이닉스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의 강한 지역밀착도로 꾸준히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 또 최근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한 발 물러나 컨소시엄 참여로 우회한 것도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남은행 M&A 불확실성이 해소된 뒤 부침 없는 실적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부진한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500%나 증가하며 주가가 40% 이상 껑충 뛴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밝힌 증설계획도 기존 설비의 대체 목적이란 점에서 당분간 안정적인 D램 수급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증시 전체의 이익 추정치가 감익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순이익 추정치가 변하지 않은 현대모비스, KB금융, 현대백화점, 아모레G, 롯데쇼핑 등도 주목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