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1기 신도시 매매가격지수↑
평촌은 아파트 단지별 신고가 행진도
“미래 가치 개선 가능성에 따라 가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11월 최종선정을 앞두고 선도지구 공모절차가 진행 중인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에서 재건축 기대감에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분당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는데, 다른 1기신도시 지역에서도 재건축 투자 수요가 유입하며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정보통계시스템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평촌동이 위치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는 지난 4월까지 가격 하락세였으나, 5월 92.58→ 6월 93.30→ 7월 93.60→ 8월 94.16으로 4개월 연속 우상향 중이다.
중동이 위치한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전월대비 가격이 하락했으나, 5월 93.16→ 6월 93.35→ 7월 93.94→ 8월 94.34를 기록하며 매매가격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1월~7월까지 꾸준히 감소세가 이어지며 부진하던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도 7월 대비 8월 매매지수가 증가하며 반등했다. 해당 지수는 2021년 6월을 기준월(100)로 삼은 매매 가격의 상대값이다.
이 같은 오름세는 29일 발표된 선도지구 공모 접수 결과에도 반영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총 162구역 가운데 99구역에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는 총 선정 규모보다 5.9배 많은 15만3000가구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공모 과정에서 잡음이 있던 주민 동의율에서 산본(77.6%)을 제외하고 모두 80%이상을 기록하며 주민들의 재건축 기대감이 확연히 반영됐다.
1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별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단지별 가격 상승은 평촌이 속한 안양시 동안구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따르면 지난달 평촌동 ‘꿈마을 한신’ 아파트 전용 117㎡는 지난해 12월 12억8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2억1000만원이 오른 1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평촌 ‘귀인마을현대홈타운’ 전용 56㎡도 올해 7월 8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꿈마을건영3차’ 전용 133㎡도 13억2000만원에 계약됐다. 이는 2021년 1월 11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로 첫 계약이자 가장 높은 금액이다. 호계동 ‘목련마을경남’ 전용 164㎡도 지난달 19일 14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12억8500만원 거래보다 2억원 이상 올랐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재건축을 기대하는 수요도 학군지나 상업성이 높은 지역처럼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촌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촌 학원가와 인접한 초원마을대림아파트는 이번달 전용59㎡가 매물이 6개 이상 나와있고, 호가도 지난달 계약된 6억2500만원에 비해 3000만원 이상 오른 상황”이라며 “젊은 학부모들이 겨울방학 이사철을 맞아 문의도 많고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져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가치가 충분한 분당에 비해 나머지 신도시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평촌·일산의 경우 GTX 개통을 앞두고 강남 교통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과, 도시 규모면에서 발전 가능성도 충분해 지금보다 최소 50%이상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