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시장 사이클 판단할 데이터 중요”

“비트코인 상승장 중간에...내년 10만달러 갈수도” [헤럴드 머니페스타 2024]

“현재 비트코인은 상승장 중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수요가 살아나는 대로 내년에 10만달러를 돌파해 높은 가격대에서 횡보하다가 내년 하반기엔 하락장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때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대체 가상자산)에 대한 자산 로테이션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주기영(사진) 크립토퀀트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서 향후 가상자산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크립토퀀트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무디스, 월드퀀트 등 미국 뉴욕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사용하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다.

‘데이터로 기준 있는 가상자산 투자하기’를 주제로 연단에 선 그는 가상자산 시장 사이클을 판단할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상자산은 오래된 고래(대규모 투자자)가 새로운 고래에게 물량을 넘길 때 상승장이 펼쳐지고, 새로운 고래가 개미투자자에게 넘긴 뒤 하락장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인다.

크립토퀀트가 개발한 비트코인 시장 사이클 지표 ‘MVRV’(시장가치 대비 실제가치)는 모든 비트코인 지갑의 매수 당시 평단가를 계산해 지금의 가격과 비교해 준다. 주 대표는 “이 지표가 1 이상이면 수익구간, 1 미만이면 손실구간에 있다는 뜻”이라며 “월, 분기 단위로 이 지표를 확인해 1 이하로 떨어지면 매수하고, 3 이상이 되면 매도하는 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TF·기관, 바이낸스 트레이더, 채굴기업 등 비트코인 생태계 주요 참여자들의 평단가를 통해 시장을 전망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ETF·기관 평단가는 6만2000달러, 바이낸스 트레이더는 5만6000달러 수준으로, 6만달러대인 시세를 고려할 때 당분간 매도 압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1개월 이내 거래된 비트코인의 ‘실현 시가총액’이 부진한 것을 보면 개미투자자들이 아직 비트코인 시장에 돌아오지 않은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는 “유동성 출구로 볼 수 있는 개미투자자들이 아직 많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이클이 끝났다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대표는 대외적 요인을 보더라도 비트코인에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초 미국 당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에 따른 미국의 비트코인 패권 회복, 미국 대선 덕분이다.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뿐 아니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도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경제위기가 왔을 때 비트코인이 일종의 자산 도피처로 활용될 확률이 높고 국가 차원에서도 전략자산으로 보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산방어력 측면에서 봤을 때 다른 자산 대비 매력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