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태국, 일부 유커들 행패에 골머리
대만인 일본행 편중 여전, 적극 유치필요
유럽,북미 다변화 노력 장기적 지속해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월별 회복률 100%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교시점은 코로나직전인 2019년이다.
지난 8월, 156만 3221명이 방한, 2019년 동월(158만 6299명)의 99%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 8월 한달, 방한객 수 ‘빅5는 중국(50.6만명), 일본(32.3만명), 대만(14.9만명), 미국(10.2만명), 홍콩(6.2만명)이다. 일본이 1위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중국이 1위가 되었고, 머지 않아 더블스코어 차이로 압도적 1위가 될 것 같다.
이제는 100% 회복 이후 코로나 이전 대비 120% 수준의 안정화로 가는 과제가 남았다. 이 과제를 달성하는데에는 몇 가지 변수가 따른다.
일본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 올해 사상 최다 외래관광객 유치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그리 행복하지많은 않다. 일부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빗나간 행동과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중국측의 항의와 반일 감정, 중국내 일본인 상대 테러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광지에서의 사소한 갈등이 좋게 봉합되지 못한 채, 단체관광객들의 군중심리가 일을 키운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태국 역시 중국인 관광객의 일탈행위 통제를 중국당국과 협의할 정도로, 사실상 자유방임상태로 두면서 유커 유치에 열을 올리다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도된다.
일본에선 만취한 중국인 운전자가 역주행해 사고를 일으키고, 관광지에 방생된 사슴을 유커들이 괴롭히는가 하면, 식당에서 주인에게 갑질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태국 역시 식당과 호텔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노상방뇨 사례도 자주 겪는 실정이다.
한국은 이들 두 나라와 다소의 차이가 있다.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 중 단체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방한 유커들이 군중심리로 객기를 부리는 사례가 적다.
그러나 유커 유치 드라이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체관광객 비중이 일본, 태국처럼 높아질 경우, 거리를 활보하며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 군중심리로 인해 사소한 것을 침소봉대하는 행위가 한국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일본 경찰의 중국인 관광객 단속에 앙심을 품은 중국인들이 중국내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린치를 가하는 일까지 벌어져 양국관계가 틀어진 사례에서 보듯, 유커를 좀더 유치하겠다고 불법행위까지 미리 차단하지 못하면,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국내 중국인 전담여행사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 믿을 만한 현지 여행사와의 신뢰 파트너쉽 등이 필요해 보인다.
두 번째 과제는 여전히 일본행 편중이 심한 대만관광객들을 적극 유치하는 것이다. 최근 대만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져, 대만인의 방한은 코로나 이전대비 36.1%나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행의 1/4 수준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대만 문화-관광 분야 우호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들린다.
세계 한류팬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땅도 넓고 섬도 많은데 비해 입국비자를 받을 곳이 제한돼 있어 한국방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내 불법체류자 발생국가에 대해서는 그 나라 출국단계에서 심사를 강화하는 출입국 특약을 맺되, 선의의 여행자에 대한 비자발급 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치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동남아에도 1인당 GDP 1만달러 안팎인 나라가 몇 곳 생겼고, 부유층 수가 늘어났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울러 동아시아 국가에 집중된 우리의 고객을 확장하기 위해 다변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최근 프랑스, 캐나다, 호주 관광객의 방한이 아시아 중견국 수준에 이를 정도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다변화 노력의 결과물이다.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진 두개의 전쟁때문에 항공료가 비싸진 점을 감안하면 유럽과 북미 여행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 중에서 ‘한국-일본 연결 패키지 여행상품’를 선제적으로 만드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
중국에 대한 서방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간 검토되던 한-중-일 패키지 보다는 한-일 패키지가 현실적이며, 이는 한-중-일-대만 4국 연결 패키지의 시험대로서 주변국들 역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