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일본 기업들이 올림픽에서 발을 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열린 도쿄올림픽이 흥행에 참패하자, 도요타와 파나소닉, 브리지스톤 등이 IOC와 후원 계약을 연이어 종료했다.
이에 IOC는 4년간 최대 30억 달러로 예상되는 후원 기업을 찾기 위해 인도와 중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3일 AP와 AFP 등에 따르면 타이어 제조업체인 브리지스톤은 올림픽 후원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브리지스톤의 주력 상품인 타이어에 맞게 운전 혁신, 광범위한 가치 형성에 직접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모터스포츠에 마케팅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브리지스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 각종 전자제품 기업인 파나소닉과 함께 5개 굴지의 글로벌기업으로 구성된 IOC의 최상위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중 하나였다. 분야별로 하나씩 선정된 TOP 기업은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IOC의 독점 마케팅 권한을 행사한다.
지난해 8월에는 도요타 자동차가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IOC의 목표와 회사의 비전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올림픽이 점점 정치적으로 변했으며 과연 선수들을 진정 우선으로 대우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37년간 IOC를 후원했던 파나소닉도 “경영 환경과 사업 변화에 따라 바람직한 자세를 검토했다”며 스폰서 계약 종료를 알렸다. 파나소닉의 음향·영상 기기 사업의 회사 내 비중이 작아지면서 올림픽 후원으로 얻는 효과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이탈은 2020 도쿄 올림픽의 흥행 부진과 올림픽을 보는 젊은 시청자의 감소가 주 이유다.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1년 늦은 2021년에 개최됐다. 그마저도 사실상 관중이 없는 상태로 치러졌다.
올림픽이 늦게 열리면서 후원 기업들의 비용은 증가했고, 관중 없이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기업들은 후원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도요타, 파나소닉, 브리지스톤, 삼성전자(무선·컴퓨팅 분야), 코카콜라, 알리안츠, 인텔, 딜로이트, 비자 등 15개 TOP 기업은 지난 4년간 IOC에 20억달러(약 2조649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후원했다.
다음 4년 동안의 TOP 후원 액수는 30억달러(3조9735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OC는 중동과 인도 기업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라고 외신들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