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토지 상승 전망, 투자수요 몰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가 ‘1기 신도시’재건축 바람에 들썩이는 가운데, 분당 아파트에 이어 토지 또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개월간 분당은 전국에서 토지 매매를 위한 소유권 이전 등기가 가장 활발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 이전 등기(매매)’통계에 따르면 지난 7~8월 토지 매매를 목적으로 한 소유권 이전 등기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였다. 7월에는 전체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 2만2067건 중 250건(1.13%)이 분당구 내에서 이뤄졌다. 전국 시·군·구 중 1%대 비율을 차지한 지역은 분당구가 유일했다.
이 같은 비율은 지난달 더욱 가파르게 높아졌다. 전체 2만2048건의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 중 1162건(5.27%)이 분당구 내에서 이뤄졌다. 뒤이어 서울시 동대문구(0.49%), 경기도 부천시(0.48%) 등 순으로 나머지 순위권 지역도 모두 0%대였다.
분당구 내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는 지난해 8월 132건에서 지난달 1162건으로 무려 7.8배나 급증했다. 7월 기준 소유권 이전 등기 건수도 733.3% 증가했다. 두 달 연속 7배 넘게 늘며 지난해보다 확연히 토지 매매 거래 열기가 높아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11월 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을 앞두고 성남시에서 구체적인 재건축안을 제시하며, 아파트 재건축 뿐 아니라 분당 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 10일 기준 용적률을 기존 174%에서 315%로 상향해 5만9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분당신도시 정비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향후 신도시 내 주택 규모가 기존 9만6000가구(23만명)에서 15만5000가구(35만명)까지 늘고, 분당구 구미동 오리역 일대를 특별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해 첨단산업·기술이 결합된 성장 거점인 ‘제4테크노밸리’조성하게 된다.
투자 수요가 늘며 실제 거래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따르면 분당구 아파트값은 7월 들어 0.31% 상승했고, 월별 지가 변동률도 1월 0.167→ 5월 0.232→ 6월 0.243→ 7월 0.252 오름세를 이어갔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내국인에 의해 거래된 토지 102건 중 91건이 투자 목적으로 토지를 사들이는 지분 거래 형태로, 재개발 기대감에 분당의 땅과 아파트를 매수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토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 법무학과 교수는 “재건축 기대감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고 일부 가수요가 더해진 수치”라며 “투자 심리가 몰린 것”이라고 했다.
정경진 밸류맵 에디터 팀장은 “정부의 선도지구 지정으로 용적률도 높이고 기업도 들어서며 역세권을 중심으로 개발하는 마스터 플랜이 나온 상황에서 계획 실행 단계에 이르기 전부터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토지 매매 쪽으로 수요가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주원·고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