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시중은행 중 절반이 주담대 금리 최저 4%대

나머지도 우대금리 적용 어려워…사실상 3%대 실종

일부 저금리 은행 주담대도 ‘하늘의 별 따기’

높아지는 주담대 문턱…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3%대 주담대 못 받는다” 고삐 풀린 대출금리…추가 인상 가능성도[머니뭐니]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대출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저렴한 금리를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들에서 3%대 주담대 금리가 자취를 감추며, 아직 3%대를 적용하고 있는 일부 은행들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지속된다.

다만 해당 은행들에서 주담대를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치달았다. 주담대 수요가 역대 최대 수준인 데 반해, 저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서 은행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주담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사실상 3%대 주담대 금리 적용이 불가능해진 셈이다.

시중은행, 사실상 3%대 주담대 안 판다

“3%대 주담대 못 받는다” 고삐 풀린 대출금리…추가 인상 가능성도[머니뭐니]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8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중 5년 주기형 또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4%대를 넘어선 곳은 절반이었다. 이날 기준 우리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가 4.28~5.48%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외에도 기업은행(4.18~4.98%)과 신한은행(4.1~5.51%)이 최저 4%대 금리를 적용했다.

나머지 은행들에서도 3%대 후반까지 금리를 올렸다. 국민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91~5.31%로 하단이 4%에 육박했다. 하나은행(3.74%~5.04%)과 농협은행(3.73~6.13%) 또한 최저 3%대 후반 금리를 적용했다. 지난 6월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최저 2%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약 두 달 만에 금리 수준이 1%포인트 이상 상승한 셈이다.

“3%대 주담대 못 받는다” 고삐 풀린 대출금리…추가 인상 가능성도[머니뭐니]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이에 현실적으로 3%대 금리는 ‘하늘에 별 따기’ 수준으로 등극했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현재 우대금리를 최대 1.4%포인트까지 적용한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자동이체 등으로 0.9%포인트를 감면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대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려면 취약차주(0.3%포인트)에 해당해야 한다.

최저 3.7%대 금리를 적용하는 하나은행은 우대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적용한다. 거래실적에 따른 대출금리 감면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3%대 금리를 적용받으려면 만 19세 미만 자녀 3인 이상 조건에 해당해야 한다. 이 경우 0.4%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농협은행의 경우 주담대 금리가 최저 3.7%대로 비교적 낮지만, 우대금리가 2.4%포인트로 크다. 특히 3%대 대출을 위해서는 농업인 우대 0.5%포인트 적용이 필수다.

‘마지막 희망’ 지방은행도 주담대 문턱 높인다

“3%대 주담대 못 받는다” 고삐 풀린 대출금리…추가 인상 가능성도[머니뭐니]
서울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아직 통상 우대금리 감면을 통해 3%대 주담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은행들도 남아있다. 예컨대 iM뱅크는 현재 주담대 상품에 최저 3.45~4.3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모범납세자, 노인 부양 가구 등 까다로운 일부 기타 감면 조건을 제외하더라도 최저 3.85% 금리가 적용된다. 경남은행 또한 최저 3.57% 금리 수준을 나타냈다. 미성년 자녀 3명 이상(0.2%포인트) 등 일부 조건을 제외해도 3%대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은행들에서 실제 주담대를 실행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수준의 주담대 수요가 몇 안 되는 은행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9개에 불과한 iM뱅크 서울 지점들에 주담대를 받기 위한 고객이 몰리며, 업무 마비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iM뱅크는 이달 31일까지 사실상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3%대 주담대 못 받는다” 고삐 풀린 대출금리…추가 인상 가능성도[머니뭐니]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이들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달 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올렸다. iM뱅크 역시 이달 4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5년 주기형 금리를 0.5~0.6% 인상한 바 있다. 전반적인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형성되면서다.

이에 주담대 예비 차주들의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수요를 조절하려면 비용(금리)적 측면을 조절하는 게 가장 쉬운 선택지”라며 “금융당국에서도 최근 은행의 ‘자율성’을 언급한 만큼, 가계대출 증가량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이 추가로 단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3%대 주담대 못 받는다” 고삐 풀린 대출금리…추가 인상 가능성도[머니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