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 사건' 가해자의 부친이 관련 기사마다 가해자 옹호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유족들은 그를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4일 JTBC에 따르면 '일본도 살인 사건'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영상을 보도하는 기사에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댓글이 달렸다.
"범행동기가 국가안위라면 상생의 차원에서 역지사지 해보자. 범행 동기가 사익이 아닌 공익이라면 국가는 망자에게 그에 상응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살인의 처참한 장면을 전 국민에게 보여 국민의 공분을 끌어내는 것은 공익을 사익으로 다룬 것이다. 이러면 공익자는 공익 활동을 후회하게 된다" 등의 내용이었다. 범행 동기가 공익적이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댓글을 작성한 인물은 사건 가해자 백모(37) 씨의 부친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JTBC와의 통화에서도 "이거는 (아들이) 자기 자신을 던지고 대의를 위해서 했다"고 말했다. 또 "(아들이 말하길) 자기 일상의 모든 게 도청이 다 된다 이거야 몇 년 동안"이라며 '범행동기가 공익적'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백 씨는 법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나의 범행 동기는 나라를 팔아먹은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서"라며 이들이 중국과 함께 한반도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부친의 주장도 그와 같은 맥락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백 씨의 부친은 아들이 퇴사 뒤 3년 동안 은둔 생활에 가까운 재취업 준비를 하며 도청과 감시 등 망상 증세를 보였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고 한다. 백 씨가 일본도를 구매한 것도 취업 준비를 위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백 씨의 이같은 행각이 알려지자 유족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백 씨의 부친은 현재도 피해자 유족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유족 측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한편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백 씨의 부친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일본도 살해 사건’은 백 씨가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 22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집 앞에 담배를 피우러 나온 40대 김모 씨를 일본도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