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페퍼 저축은행 PF연체율 20% 이상
부동산 PF 익스포져 절반이 대형 저축은행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상반기 4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자산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절반은 NPL비율이 10%를 넘어섰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증가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0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중 NPL비율이 10%를 넘는 은행이 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저축은행의 NPL비율은 지난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뛰었는데, 상상인저축은행이 20.43%(전년동기 10.67%)로 가장 높고, 페퍼저축은행이 19.15%(7.33%), OSB저축은행 14.18%(8.24%), 웰컴저축은행 13.02%(7.58%), OK저축은행 11.99%(6.97%) 순이었다.
올해 상반기 대형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급등한 것은 PF 대출 연체율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위 5개 저축은행의 PF 대출 위험노출액(익스포져)는 1조8649억원으로, 연체율은 20.1%를 기록했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590억원을 취급한 페퍼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이 28.24%로 가장 높았고, 9525억원을 내준 OK저축은행의 연체율도 22.71%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웰컴저축은행(3998억원)이 18.63%, 상상인저축은행(1939억원) 15.68%, OSB저축은행(1597억원)이 5.41%로 집계됐다.
특히 5개 저축은행 중 가장 많은 PF대출을 보유한 OK저축은행은 PF 대출 연체액이 지난 3월 말 1573억원에서 6월 말 2163억원으로 세 달 만에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PF 연체율 역시 15.33%에서 22.71%로 뛰었다. 세 달 동안 취급액은 1조261억원에서 9525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연체액이 불어나면서 연체율이 급등한 것이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 이후 보수적인 기준으로 부동산 PF 사업장 재평가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29일 재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저축은행의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져를 4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상호금융업권(9조9000억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로, 이중 절반 가량(41.44%)을 위의 5개 대형 저축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5개 대형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쌓은 대손충당금 규모는 2조29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79개 저축은행 전체가 쌓은 대손충당금 적립액(2조3285억원)의 87.1%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권에선 부동산 PF 대출 취급액이 많을수록 NPL비율이 커지고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업계 1위 대형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6월 말 부동산 PF 대출 취급액이 976억원에 불과하고, PF 대출 연체율 또한 3.18% 수준에 그쳤다. 전체 대출 NPL비율 또한 6.83%으로 다른 대형 저축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올해 상반기 10대 저축은행은 6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290억원) 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경우 당기순익이 지난해 상반기 580억원에서 603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하위 5개 저축은행(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은 같은 기간 870억원 순손실에서 1275억원 순손실로 적자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한편 올해 6월 말 기준 79개 전체 저축은행 중 연체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모두 31곳으로 지난 2분기(6곳)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를 넘는 곳은 8곳으로, 지난해 같은 때(1곳)에 비해 7곳이나 늘었다. 특히 부동산 PF 연체율이 10%를 넘는 곳은 40곳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