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손해율 상승에 실적 악화 우려

“보험료 인상 안하면 적자 위기” 고민

태풍에 전기차 악재까지…자동차보험료 인상론 고개[머니뭐니]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비가 내린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전기차 악재에 태풍까지 연이어 겹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익 위기 상황에 놓였다. 3년 연속 보험료 인하로 보험사들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외부적인 요인까지 겹쳐 올해는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은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 손익이 감소했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2020억원에서 지난 상반기 1493억원으로 26.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은 1820억원에서 1620억원으로 10.7%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45.4% 감소한 401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손해율 상승이 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4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1~6월 누적 평균 79.4%로 전년동기(77.1%)대비 2.3%포인트 올랐다.

하반기에는 손해율 상승폭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지난달에도 손해율 80%를 상회했다. 통상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데, 이를 모두 상회하면서 적자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평균 82.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8.4%)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연속된 보험료 할인에 더해 전기차, 폭우 등의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2022년 초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 내외로 할인했다. 지난해는 2.0~2.9% 수준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손보업계는 올해 2월 역시 정부가 추진한 상생금융 동참 차원에서 2~3% 가량 보험료를 내렸다.

지난달에는 장마로 인해 내린 폭우로 3582대의 차량이 침수됐고 추정 손해액은 319억4400만원으로 추정됐다. 8~9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 증가를 고려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전략에 새판을 짜는 분위기다. 이상혁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전략팀장(상무)은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우회적인 보험료 확보도 병행하겠지만 과거 급격한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 변동성이 커져 보험소비자 부담이 늘어난 사례가 있다”며 “금융당국에 단계적인 원가 반영 필요성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따라 정비요금 등도 비싸지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누적된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차보험 수익은 되레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작년과 비교해 침수 피해액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돼 예년보다 가파른 손해율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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