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FOMC 의사록서 연준 피벗 의지 확인…美 증시 일제 상승
CME 페드워치툴, 연말까지 1.0%P 금리 인하 가능성 44.9% ‘최고’
美 고용 시장 ‘거품’ 확인…잭슨홀 회의 파월 연설에 시선 집중
强달러 큰 그림서 종료 진단…“엔/달러 환율 확인, 韓 증시 파악에 유의미”
코스피 실적 추정치 낙관적 과잉 지적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피벗(Pivot, 금리 인하)이 가능성을 넘어 확신의 영역에 들어서면서 투자자의 시선은 이제 금리 인하 폭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당장 9월 ‘빅컷(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물론, 연내 100bp(1bp=0.01%포인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장 증시 흐름엔 긍정적 재료로 활용되면서다.
다만, 고용 지표를 통해 이날도 확인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향후 글로벌 증시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증권가에서 나오는 가운데, 환율과 기업 실적 등이 향후 국내 증시의 향방을 좌지우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美 연준, 내년 ‘과잉 완화’ 유혹”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vast majority)’ 위원들은 “지표가 예상대로 나온다면 다음(9월 17~18일)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힌 게 확인됐다.
연준 역시 ▷고용지표 과장 가능성 주목 ▷연준 고용 목표 관련 위험 증가 등으로 ‘R(Recession·침체)의 공포’에 대해 인식한 모습이 나타났지만, 시장은 7월 FOMC에서 당장 ‘몇몇(several)’ 위원이 25bp 금리 인하를 지지했었단 점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그만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가 가능성이 아닌 확실서의 영역에 들어갔다는 점이 시장엔 가장 중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9월 피벗 개시에 가능성을 이미 반영 중인 자본시장의 기대에 부응한 결과란 평가가 이어졌다. 브렛 켄웰 이토로 미국 투자분석가는 “9월 금리인하가 거의 확실하다. 지금 시점에선 25bp 인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짚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52포인트(0.14%) 오른 40,890.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73포인트(0.42%) 상승한 5,620.85,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2.05포인트(0.57%) 뛴 17,918.99에 장을 마쳤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스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성장 공포에서 벗어나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시선도 피벗 그 자체보단 금리인하의 ‘폭’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여전히 9월 25bp 인하 가능성을 64%로 가장 높게 봤지만, 9월 ‘빅컷’ 가능성도 하루 만에 7%포인트 상승한 36%에 이르렀다. 또 주목할 점은 연말까지 현재 시점보다 기준금리가 1.0%포인트 하락한 4.25~4.50%까지 도달할 것이란 가능성을 44.9%로 다른 어느 시나리오보다 높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미 연준이 내년엔 ‘과잉완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엔 물가가 실제보다 낮아 보이는 착시가 미 연준을 유혹할 것”이라며 “주거비가 만든 소비자물가지수(CPI) 착시 유혹을 연준이 참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韓 증시 향방, 고용(Employment)·환율(Exchange rate)·실적(Earning)이 가를 것
국내 증시 역시 당장 미국발(發) 기준금리 인하 호재를 상승 모멘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0.36% 오른 2710.95에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 역시 0.35% 상승한 782.59에 개장했다.
다만, 국내 증시가 추세적 상승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Employment) ▷환율(Exchange rate) ▷실적(Earning)이 대표적이다.
우선 미 고용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게 증명됐다는 점은 분명 국내 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고용통계현황 벤치마크 수정치(예비치) 발표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규 고용자수는 81만8000명이나 하향 조정됐다. 이는 기존 수치(290만명)의 30%에 달하며 2009년 이후 감소폭으론 최대치다.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잭슨홀 회의에서 연설에 나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입에 시장이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9월 FOMC의 구체적 금리 인하폭 예측 대신 파월 의장은 고용에 연준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란 점을 상기할 것”이라며 “다음달 6일로 예정된 미 8월 고용보고서 일정까지 예정된 만큼, 국내 증시 변동성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환율 역시 앞으로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요소로 꼽힌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속도는 다소 더딜지라도 3년간 지속된 달러 강세는 큰 그림에서 종료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올해 3·4분기 원/달러 환율이 각각 1305~1315원, 1290~131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ㅇ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월 내린 1333.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는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당 공식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도 증권가에선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고환율 시대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 ▷무역수지 흑자 기조 유지 ▷국내 상장사 이익 전망 우상향 ▷해외주식 투자 급증에 따른 외화 환전 수요 구조적 증가 등을 꼽았다. 한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불안과 관련한 엔/달러 환율의 변화를 확인하는 작업이 (국내 증시 흐름을 파악하는 데)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화 가치가 오를 경우 최근 제기된 국내 증시 실적 전망치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 중심의 국내 증시 대형주로선 불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밴드로 2500~2750포인트란 ‘박스권’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당장 변동성 확대는 겪지 않겠지만, 실적 장세가 후반부에 진입한 가운데 추정치에 낙관적 과잉이 형성돼 있다”면서 “침체 우려는 해소하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