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관련주·인도 제조업 관련주 매력적”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진 ‘블랙먼데이‘ 이후 한국과 인도 주식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추천했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싱가포르 법인의 글로벌 이머징마켓 주식 담당 공동 팀장인 히렌 다사니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한국의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사니는 “우리는 여전히 AI 관련 테마가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심한 시기이지만, AI 관련주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우세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종목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인공지능(AI) 사업 수익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최근 증시에서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극단적인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다사니는 “AI 관련 지출이 더 느린 속도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AI 기업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최근 주식 시장의 조정(가격 하락)으로 일부 주식 가격이 과거보다 덜 비싸 보이게 됐으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선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정부 차원의 상장사 벨류업(기업 가치 향상) 프로그램도 한국 주식 매력도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코스피지수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AI 거품론 등이 부각되며 2일 3.65%, 5일 8.77% 하락 마감했다. AI 관련 반도체주도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2일 4.21%, 5일10.30% 급락했고, SK하이닉스는 2일10.40%, 5일 9.87% 떨어졌다.
인도에 대해서는 다사니는 인도 증시의 강력한 수익, 다른 나라와의 비교적 낮은 상관관계, 그리고 내수 주도 성장과 4조8000억달러(약 6613조원)에 달하는 인도 시장이 낙관론의 근거라고 말했다.
다사니는 인도가 현지화를 추진하고 중국의 대안국이 되려는 목표로 인해 제조업 테마에 수익 기회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도의 최근 연방 예산이 재정 통합과 자본 지출에 중점을 두면서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신뢰가 강화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갑작스러운 경기 하강에도 인도 주식 시장의 회복력은 시장의 매력을 높인다고 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다사니가 관리하는 골드만삭스 인도 주식 포트폴리오는 인터뷰 진행 당시인 6월, 인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삼바르다나 마더슨 인터내셔널,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수슬론 에너지, 의류회사 고칼다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주식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44억달러(약 6조636억)의 가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사니는 “인도 주식 시장은 다른 아시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았다”며 “인도는 국내 주도 경제 성장과 인도 내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지수는 5일 2.7% 하락했다. 반면 같은 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는 6% 이상 급락하며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락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