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세 시간 뒤에 결승을 뛰어야 하고 진짜 전 세계가 다 집중하고 있는데, 핸드폰 보고 있어요. 그럼 옆에서 보는 사람은 얼마나 답답합니까” (수영 코치 A씨)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가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을 비롯해 타 종목에서도 노메달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한 코치진이 거론한 경기 준비 루틴이 도마에 떠올랐다. 과거 제한속도 60㎞/h 도로를 시속 150㎞로 달리다 80대 노인을 차로 치고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재소환되고 있다.
자유형 200m 우승 후보로 꼽히며 파리에 입성한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9위(1분45초92)에 그쳐 8명이 받는 결승 진출권을 놓쳤다. 그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3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며 메달을 색깔 별로 수집하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분44초40으로 우승까지 했던 종목에서 노메달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인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의 기록은 황선우의 항저우 기록보다 느린 1분44초72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도 48초41, 16위로 준결승에 턱걸이한 뒤 계영 800m에 집중하고자 준결승 출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계영 800m에서 받은 성적표도 초라했다.
뜻밖의 부진에 수영 팬들 사이에선 최근 코치진이 언급한 경기 준비 과정이 문제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MZ 세대 그 자체’의 경기 준비 과정은 그간 성적이 좋을 땐 문제시 되지 않던 부분이다.
앞서 한 수영 코치는 지난 27일 한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수영 국가대표팀 황선우와 김우민 선수들의 시합 준비 루틴을 언급한 바 있다.
코치 A씨는 “이 선수들은 하는 루틴이 있다. 일단 누워서 핸드폰 보고 하다가 본인 시간대 되면 스트레칭하고. 들어가기 전에 ‘선생님 저 다녀올게요!’ 하고 간다. 그런 부분들이 두 선수가 특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시간 뒤에 결승을 뛰어야 하고 진짜 전 세계가 다 집중하고 있는데, 핸드폰 보고 있다”며 “스트레칭도 해야 되고 진짜 몸 관리해서 왔다갔다 뛰기도 해야 하고, 맥박도 올려야 하고 이런 걸 우리는 원하지 않냐. 자야 한다고 해서 좀 쉬라고 눕혀놓으면, 폼롤러하고 게임하고 물병 던지기 놀이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니까 ‘이렇게 해야지 자기는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그걸 내 방식대로 바꿀 수는 없지 않느냐”며 “그래서 놔뒀는데 결과론적으로 보여주니까 이제는 더 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거 황선우의 ‘과속 차 사고’도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선수 개인행실과 관련된 부분이다.
황선우는 지난해 8월 승용차를 몰고 진천국가대표선수촌으로 입촌하던 중 제한속도 60㎞/h 도로에서 시속 150㎞로 달리다 횡단보도에서 무단횡단 하던 80대 노인을 행인을 사이드미러로 들이받았다.
이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씨는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황씨는 당초 교통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 현장을 벗어났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아 뺑소니는 무혐의로 처리됐다.
한편 황선우는 31일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을 마친 뒤 대회 부진과 관련해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선우는 “나는 긴장을 한다고 해서 몸에 부하가 오는 유형이 아니다"라며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도 이해할 수 없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어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늘 메달을 따서,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내 기량을 발휘하려면 더 많은 훈련, 정신적인 성숙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 혼계영 출전이 남았는데,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수영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