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맞이했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으로 ‘3대 지수’가 모두 급락하면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4.22포인트(1.25%) 하락한 39,853.8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8.61포인트(2.31%) 급락한 5,427.13,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654.94포인트(3.64%) 폭락한 17,342.41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과 S&P500은 올해 들어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나스닥의 경우 지난 2022년 10월 7일 3.80% 급락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500도 2022년 12월 15일 2.49% 급락한 이후 최대 하락폭을 찍었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약 2주 만에 종가 기준으로 4만선을 내주게 됐다.
기술주 위주로 집중적인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M7) 중에선 테슬라가 12.33% 급락하며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실망감을 주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전날 7857억5510만달러(약 1086조6993억원)에서 6888억3531만달러(약 952조6592억원)로 하루 만에 969억1979만달러(약 134조401억원)가 감소했다.
월가에선 테슬라 실적을 혹평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씨티그룹의 이태이 미카엘리 분석가는 “2분기 자동차 부문 마진과 전망은 2분기 테슬라 인도량 선방에 따른 주가 상승 추진력을 일부 훼손한다”며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74달러에서 258달러로 낮췄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델라니 분석가도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248달러에서 230달러로 내렸다. 테슬라의 올해와 내년, 내후년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델라니 분석가는 “테슬라가 내년 상반기에야 예상되는 저가형 모델을 생산하기 전까지, 가격 정책 등은 테슬라의 순익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의 실적은 4개 분기 연속으로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 미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았지만, 기술주를 던지는 시장 흐름에 휩쓸렸다. 알파벳 A주와 C주 모두 5%대 하락률을 이날 기록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도 투매를 비껴가지는 못했다.
엔비디아는 6.80% 급락했고 메타플랫폼스도 5.61% 떨어졌다. 브로드컴(7.59%), ASML(6.44%), AMD(6.08%), 퀄컴(6.35%)까지 올해 ‘잘 나가던’ AI 및 반도체주도 물량 정리의 대상이 됐다.
바이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이날 투매는 과매수와 실적에 대한 높은 기준, 계절적으로 주식이 약세인 기간까지 모두 겹친 ‘퍼펙트 스톰’이었다”며 “이같은 조정이 투자자들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는 아닌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가 1%대 조정을 겪었고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도 1.5% 하락한 만큼 전방위적인 주식 투매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4.14% 급락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3.76%, 임의소비재가 3.89% 떨어졌다. 산업이 2.17% 내렸고 재료와 부동산, 금융도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1% 이상 상승한 업종은 유틸리티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