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벨리 자본가들도 기부행렬 동참
머스크, 매달 623억 기부 계획 밝혀
FT “바이든 세금 정책에 환멸…트럼프 재선시 투자 기대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분기에만 4억달러(약 5530억4000만원)가 넘는 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유죄 평결 이후 후원금 요청에 이어 최근 피격 사건으로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로 분석된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도 거액 기부에 나서며 트럼프 캠프의 후원금은 두둑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분기 모금액이 지난 2016년 대선 때의 전체 모금액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을 때 “미국에서 정의는 죽었다”는 문자를 쏟아내며 후원금을 요청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 이후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였으며 개인들의 소액 지원도 쏟아졌다.
이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발생한 피격 사건은 기부 행렬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 캠페인에 매달 4500만달러(약 622억4850만원)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머스크가 7월부터 대선 직전인 10월까지 매달 기부금을 낼 경우, 총 1억8000만달러(약 2495억원)의 거액이 트럼프 측에 들어오게 된다.
빅테크 기업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줄을 서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아낌 없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최고 벤처캐피털(VC) 회사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공동설립자 마크 안드레센과 벤 호로위츠도 트럼프 캠페인에 기부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본래 공화당보단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현 정부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향후 첨단 산업 정책에 더 많은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암호화폐나 AI 분야가 위태롭다고 판단하면서 이 같은 시도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새로운 슈퍼팩(정치후원단체) ‘아메리카팩’은 6월 출범한 이래로 머스크를 제외하고서도 870만달러(약 120억2514만원) 이상을 모금했다.
기술 기업 자본가들의 주요 기부자로는 조 론스데일 팰런티어테크놀로지 공동설립자, 캐머런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 등이 있다. WSJ에 따르면 론스데일은 100만달러,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는 각각 25만달러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실리콘밸리 유명 VC인 세쿼이아 캐피털의 파트너인 숀 맥과이어와 베일러 에퀴티 파트너스의 창업자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등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FT는 “실리콘밸리의 일부 테크 리더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규제와 세금 정책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며 “테크 자본자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가상화폐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트럼프로 지원이 쏠리는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