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주력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고금리 장기화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주요 금융그룹 직원들의 이직률이 하락하면서 평균 근속 연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 KB금융은 연이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다른 금융주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 상의 지난해 총 이직률은 평균 7.6%로, 지난 2022년(9.0%)보다 1.4%포인트(p) 하락했다. 총 이직률은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이직 인원수를 나타낸 수치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전체 임직원 수가 8만6298명으로 1년 전(8만6580명)보다 0.3%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이직 인원수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의 총 이직률은 2022년 6.3%에서 지난해 5.5%로 하락해 업계에서 가장 낮은 이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3.9%에서 9.8%, 우리금융은 9.1%에서 7.1%로 각각 떨어졌고, 신한금융만 6.5%에서 8.0%로 상승했다.
희망퇴직, 계약만료, 해고 등을 제외하고 본인 희망에 의한 이직만을 나타내는 자발적 이직률 역시 2022년 6.2%에서 지난해 5.3%로 0.9%p 하락했다.
KB금융의 자발적 이직률은 3.2%에서 2.2%로 낮아졌고, 하나금융은 10.5%에서 7.1%, 우리금융은 5.2%에서 4.5%로 각각 떨어졌다. 신한금융은 5.8%에서 7.2%로 올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늘면서 총 이직률이 올랐고, 이직자 수가 소폭 증가한 가운데 신규 채용이 더디게 늘어 자발적 이직률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그룹들의 근속연수는 평균 14.6년에서 14.9년으로 4개월 가까이 늘어났다.
KB금융은 15.4년에서 15.8년, 우리금융은 14.0년에서 15.0년으로 각각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2년째 13.5년을 유지했고, 신한금융은 15.4년에서 15.3년으로 짧아졌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여러 계열사 데이터가 섞여 있어서 이직률 하락 배경을 단순 요약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수치만 놓고 보면 업계 전반적으로 안정성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4대 금융그룹 내에 불고 있는 훈풍이 그대로 옮겨온 분위기다.
KB금융이 지속적인 호실적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에 힘입어 3일 연이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9시 20분 현재 KB금융은 전날보다 1400원(1.8%) 오른 8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3.12% 오른 8만5500원을 기록하면서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KB금융은 지난 2월에 이어 7월에 자사주 3200억원 이상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할 전망”이라며 “경상 이익과 자본 비율, 주주 환원 등 모든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편안한 은행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는 기존 9만6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올렸고,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신한지주(1.62%), 하나금융지주(1.11%), 메리츠금융지주(1.14%), 우리금융지주(1.04%)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금융주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밸류업 정책과 관련한) 핵심적인 세제 지원이 곧 발표될 예정이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