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올트만 상대로 제기한 소송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갑자기 취하했다.
미 CNN방송 등 미 현지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의 변호인은 지난 2월 말 오픈AI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시켜 달라고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요청했다.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 판사는 이 소송에 대한 심리를 다음 날인 12일 시작할 예정이었다.
머스크는 소송 취하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소송을 통해 오픈AI의 설립 배경이 충분히 알려졌고, 자신이 설립한 AI업체 xAI에 대한 홍보에도 효과를 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드 오브라이언 랜디 LLP의 파트너이자 전 미국 법무부 차관보였던 케빈 오브라이언은 “머스크의 오픈AI에 대한 소송은 머스크의 이익을 위한 좋은 광고였던 것은 확실하다”며 “법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5년 올트먼CEO 등과 함께 오픈AI를 공동 창립했다. 그러나 이해충돌로 인해 2018년 오픈AI 이사회를 떠났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머스크는 2022년 오픈AI가 챗GPT로 돌풍을 일으키자 비난 수위를 높여왔고, 지난해엔 오픈AI에 대응하는 ‘진실 추구 AI’를 개발하겠다며 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했다.
오픈AI와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올해 2월이다. 머스크는 소장을 통해 지난 2015년 자신이 올트먼과 오픈AI 공동설립자 브록먼의 제안을 받고 인류의 이익을 위한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는 비영리 연구소를 만들기로 합의했지만 오픈AI가 폐쇄형 소스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3월에도 자신과 오픈AI의 깊은 연관성을 증명하는데 첨부된 증거 자료를 포함해 35페이지 분량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오픈AI는 같은달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머스크와 (오픈AI는) 설립 계약이나 그 어떤 합의도 없었다”며 머스크의 주장을 반박했다. 오픈AI는 머스크 CEO의 주장에 대해 “일관성이 없고 경솔하다”면서 즉각 반발했다.
머스크의 소송 제기는 오픈AI의 계약이 모든 관련 당사자가 서명한 공식적인 서면 계약이 아니었기에 소송 제기 의도가 의문스러웠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었다.
오픈AI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머스크 CEO가 올트먼 등이 오픈AI 공동 창업자들로서 동지이던 시절의 이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야말로 오픈AI를 영리법인으로 이끌려고 했던 장본인임을 알리는 취지에서다. 해당 메일에는 오픈AI를 테슬라에 합병하는 제안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