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돼지고기 수입 계속 감소해
타격 적을 듯…무역 전쟁 피해
‘EU 관세 폭탄’ 효과도 미지수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유럽연합(EU)의 전기차 추가 관세 조치에 중국이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로 맞대응하자 직접적인 ‘무역 전쟁’은 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EU산 돼지고기 수입이 줄고 있는데다, 돼지고기는 EU의 대표 수출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EU의 대 중국 육류 수출액은 2020년 98억9800만유로(약 14조 6625억원)에서 지난해 49억9300만유로 (약 7조 3964억원)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수출액 감소 이유는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중국이 돼지를 폐사하거나 살처분하면서 늘었던 수출규모가 개체 수가 회복되며 지난해 30억유로 미만으로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4일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기업들이 유럽연합(EU) 돼지고기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은 중국 정부가 EU의 전기차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EU산 유제품·돼지고기 대상 무역 보호 조사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뒤 나왔다.
하지만 중국의 이번 조치는 유럽과의 전면전 성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 제이콥 군터 경제전문가는 “중국은 필요한 EU 제품은 보복 관세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며 “기계, 첨단산업, 화학 및 의료 기술 품목보다는 EU산 치즈, 돼지고기와 같은 농산물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 안정화 효과도 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 지표 중 하나인 다롄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1㎏당 14.5위안으로 2022년 26위안을 돌파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군터 경제전문가는 “해당 조치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도 “관세가 있든 없는 유럽산 돼지고기의 경쟁력은 없어 올해 (수출액이)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관세도 예상보다 타격이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듐그룹 조사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BYD 6개 모델 중 5개 모델은 30%이상 관세를 부과해도 이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일부 중국 기업은 고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며 “중국 전기차 판매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