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5년간 무케시 암바니와 가우탐 아다니를 괴롭혀오던 야당 후보가 갑자기 그들에 대한 비방을 중단했다. 그들로부터 트럭째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할까 겁을 먹고 인도 재벌들이 야당 지도자인 나에게 선거자금을 대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냐? 암바니와 아다니가 돈을 트럭째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유는 (돈을 받아 본) 총리의 개인적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유권자 수만 총 9억7000만명에 이르며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인도의 총선 유세 과정에서 정경유착을 둘러싸고 여야 간의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여당인 바라티야자나타당(BJP, 인도인민당)의 모디 총리가 최근 친(親) 모디 성향의 재벌들에 대한 야당의 공격 강도가 약해진 이유가 야당 측의 ‘정치 자금 수수’ 때문이란 주장을 들고 나왔고, 야당 측은 평소 재벌들로부터 정치 자금을 수수해온 것은 여당이라며 즉각 반격에 나서며 첨예하게 대립한 것인데요.
그동안 간디 전 총재는 모디 총리가 재벌 이익을 위해 일해왔으며, 그 결과 빈부 격차가 그의 집권 10년 동안 더 심화했다고 줄곧 주장해왔고, 여당은 이를 부인해왔던 양상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 펼쳐진 셈입니다.
모디와 ‘지연’ 앞세운 ‘구자라티 상인’ 전성시대
모디 총리와 간디 전 총재 간의 설전에 등장했던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과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은 인도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양대 부호로 꼽히는 인물들입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암바니 회장과 아다니 회장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각각 1140억달러(155조원), 1090억달러(148조원)에 이릅니다. 전 세계 기준 12·13위 부호이며, 아시아 대륙에선 나란히 1·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죠. 한국 최고 부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평가 자산 98억2000만달러(13조원)와 비교하면 각각 11.6배, 11.1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암바니 회장과 아다니 회장의 공통점은 바로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구자라트주는 바로 모디 총리의 고향이기도 하죠. 일명 ‘구자라티 상인’으로 불리는 두 사람과 이들이 이끄는 기업들이 최대 모디 수혜주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①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현재 인도 최대 재벌 그룹사입니다. 릴라이언스호(號)를 이끄는 암바니 회장은 지난 1957년 창사 당시 작은 무역회사였던 릴라이언스를 에너지, 석유화학, 통신은 물론 언론·미디어에 이르는 계열사를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인도 내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암바니 회장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진 계기는 자녀들의 결혼식 때문이죠. 지난 3월 인도 구자라트에서 열린 암바니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는 인도 스타들뿐 아니라 세계 4위 부자 마크 저커버그(1700억달러·231조원), 6위 부자 빌 게이츠(1540억달러·209조원) 등이 인도 전통 복장을 착용한 채 참석해 화제가 됐는데요. 심지어 세계적인 가수 리한나가 이날 결혼식 축가를 부르고 받은 돈은 500만파운드(87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죠.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8년 12월 암바니 회장의 딸, 2019년 3월 암바니 회장의 장남 결혼식에 잇따라 참석해 머리를 터번을 두른 인도 전통 의상을 입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회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하기 싫은 걸 하는데 열심히 살아야지”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생성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끌기도 했었습니다.
암바니 회장이 이끄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은 언론 장악을 통해 모디 총리와 정경유착을 강화 중이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은 신문·방송 등 미디어 매체를 70개 이상 소유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모디 총리가 주도해 구자라트주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 ‘활기찬 구자라트 세계정상회의(Vibrant Gujarat Global Summit)’에 참석한 암바니 회장은 모디 총리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표현하며 정부·여당과 유대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리더는 현시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국가 지도자다.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인도 역사상 가장 성공한 총리다.”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2024년 1월 ‘활기찬 구자라트 세계정상회의’에서
②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
지난 1988년 설립해 에너지와 교통 인프라, 식품 사업 등을 영위하는 초거대 기업인 아다니그룹은 모디 총리와 연관된 대표적인 테마주로 꼽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다니 그룹의 사세가 급격히 불어난 시점은 모디 총리가 과거 구자라트 주지사에 올랐던 시절과 겹치는데요. 모디 총리가 주지사를 넘어 총리 자리까지 오르자 공영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으며, 국가적인 대형 인프라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모디노믹스(모디 총리가 주도하는 인도 경제 개발 정책)’의 핵심 역할을 아다니그룹이 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죠. 현재 아다니그룹 내 인도 최대 석탄 수입업체이자 광산업 계열사인 아다니그린에너지(AGEL)가 인도 서부 황무지에 프랑스 수도 파리의 5배 크기의 세계 최대 규모 친환경 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업이란 평가가 나오는데요. 이 단지가 완공될 경우 스위스 전체에 전력을 공급할 정도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지난 1월 ‘활기찬 구자라트 세계정상회의’에서 아다니 회장은 인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240억달러(33조원)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인도 내에선 아다니그룹과 모디 총리 간의 유착 관계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1월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다니그룹의 주가 조작과 회계부정 가능성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는데요. 이 여파로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뭄바이, 콜카타 등 인도 주요 도시에선 모디 정부에 대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정경유착·빈부 격차’ 불편한 진실 속 달성한 세계 5위 경제 대국
지난 2월 인도 대법원이 내린 ‘선거 채권(electoral bands)’에 대한 위헌 결정은 친 기업 정책을 펼친 모디 정부와 주요 기업들 간의 유착 관계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선거채권은 인도중앙은행(SBI)이 발행하는 무기명·무이자 채권을 말하는데요. 개인이나 기업이 1000루피(1만6360원)부터 1000만루피(1억6360만원)까지 다양한 권종의 채권을 구매 후 정당에 기부하는 데 활용돼왔습니다.
개인·기업이 익명으로 정당에 기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치자금을 투명화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무기명이란 특성 때문에 기부자와 정당 간 대가성 합의가 늘어나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특히, 인도 정부가 SBI를 통해 채권 거래 기록에 접근해 기부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죠.
신규 채권 발행을 중단하고, 그동안 기부금을 받은 정당은 세부 내용을 밝혀야 한다는 인도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공개된 결과 선거채권의 최대 수혜자는 모두가 예상한대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BJP였습니다.
BJP는 전체 기부금의 절반에 가까운 600억루피(9816억원)를 받았는데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이외에도 메가 엔지니어링, 베단타 그룹, MKJ 엔터프라이즈 등의 기업들도 주요 기부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모디 정권이 추진했던 ‘제조업 육성정책(Make in India)’, 법인세 인하 등의 친기업 정책은 인도가 세계 경제 5위국으로 부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승자와 패자가 분명한 심각한 빈부 격차를 불러왔다는 평가도 잇따르죠. 영국 BBC 방송은 인도 경제의 불균형 성장을 ‘K자형’ 경제라고 부르며 “쾌속 순항하는 인도 경제에도 많은 부작용과 도전 요소가 나타났다”고 분석했죠.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2년말 기준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2390달러(325만원) 수준으로 주변국 방글라데시(2820달러·383만원)나 스리랑카(3610달러·491만원)보다 적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인도의 억만장자는 모디 정부 기간 3배 증가했다고 짚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빈부 격차란 짙은 그림자를 딛고 인도 경제 부흥이란 빛을 만들고 있는 5명의 인도 신흥 억만장자에 주목했습니다.
첫 번째로 다룬 인물은 순자산이 83억달러에 이르는 PV 크리슈나 레디입니다. 그의 삼촌인 PP 레디가 설립한 ‘메가 엔지니어링’은 1980년대 후반 파이프 제조업체로 시작해 정부 계약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프라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레디 가문의 자산은 지난 2015년 20억달러 미만에서 현재 수준까지 불어났는데요. 메가 엔지니어링은 지난 5년간 모디 정권에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순자산 69억달러인 사티아나라얀 누왈이 설립한 솔라 인더스트리는 1990년대 중반 민간 기업 진입이 허용된 폭발물 제조 부문에 처음 뛰어든 기업 중 하나로서 부를 쌓았습니다. 초대형 국영 광산 기업에 폭발물을 납품하던 솔라 인더스트리는 모디 정부가 광산업계 활성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익이 급증했습니다.
이 밖에도 ▷가루 세제 제조업에서 시멘트 제조 사업까지 발을 넓히며 66억달러 규모의 순자산을 모은 카르산바이 파텔 ▷아버지로부터 불려 받은 사업을 상업용 부동산, 상업 단지, 쇼핑몰 및 백화점을 갖춘 거대 기업으로 확장 시킨 찬드루 라헤자 K 라헤자 회장(순자산 36억달러) ▷전통의학업체 파탄잘리 아유르베드의 아차리아 발크리슈나 전무(순자산 38억달러) 등이 주목할 인물로 꼽혔습니다.
모디의 ‘빛바랜 완승(?)’ 전망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음 달 1일을 마지막으로 44일간(약 6주간)의 투표가 종료, 사흘 후인 6월 4일 결과가 발표되는 인도 총선에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BJP가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거 전 예상보다는 모디 총리가 ‘빛바랜’ 승리를 거머쥘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입니다.
그간 모디 총리는 연방 하원(록 사바, Lok Sabha) 총 543석 중 40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해왔는데요. 지난달 16일 인도 현지 매체 ABP뉴스와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시보터(CVoter)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BJP가 중심이 된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 연합 ‘국민민주동맹(NDA)’가 373석을 차지함으로써 155석에 그친 야권 연합 ‘인도국민개발포괄동맹(I.N.D.I.A.·Indian National Developmental Inclusive Alliance)’을 꺾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N.D.I.A.는 최대 야당인 INC를 주축으로 드라비다진보연맹(DMK), 전인도회의당(AITC), 민족주의국민회의당(NCP), 인도 공산당, 친무슬림 정당인 사마즈와디당(SP), 인도연합무슬림연맹(IUML) 등 26개 정당이 뭉친 조직이죠.
이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모디 총리가 공연했던 ‘전체 의석수 70% 석권’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지만, 여권 연합이 단독 개선 가능선인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거머쥐게 됩니다.
인도 주요 싱크탱크는 BJP 단독으로 272~310석을 얻을 수 있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는 지난 2019년 총선 당시 얻었던 303석보다 다소 적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동안 경제 발전을 달성한 모디 총리에 대해 인도 국민들이 재신임 의사를 밝히면서도 대기업, 부유층에 치우친 정책으로 빈부격차를 확대해 온 기존 정책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도 선거 결과에 반영된 결과란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결과죠.
실제로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는 비록 전체 선거 결과에선 여당에 참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 2019년 총선에서 얻었던 52석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90~110석을 이번 총선에서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정책을 앞세우면서 여당인 BJP로 향하던 지지세를 끌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미국 CNN 방송은 인도 기업가들의 정경유착은 급속한 산업화를 겪었던 다른 국가들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인 만큼, 간접적으로 국가 경제의 확장에 기여할 것이란 각 분야 전문가들의 평가도 보도했습니다.
인도의 부자와 불평등을 다룬 책 ‘억만장자 라지(The Billionaire Raj)’의 저자 제임스 크랩트리는 “개발도상국들이 ‘소득 축적, 불평등 증가, 정실 자본주의’를 등 급속한 성장의 시기 겪는 것은 정상적”이라면서 “현재 인도는 1820년대의 영국과 1960~1970년대의 한국, 2000년대 중국 등 국가들이 빠른 성장을 겪으면서 나타났던 현상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귀도 코지 스위스 상트갈렌대학 거시경제학과 교수는 아다니 그룹과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모두 모디 총리가 집권하기 수년 전에 설립된 회사들이라고 꼬집으면서 “이 기업들은 전형적으로 정체된 독점 대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꽤 역동적”이라며 “이들 기업이 인도의 직접적인 성장을 돕는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을 통해 연결성을 증진시키는 중”이라고 덧붙였죠.
올해 印 증시 시총 상위주 쾌속 질주
친 기업 성향의 모디 정부 3기 출범은 인도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죠. 모디 정부가 향후 5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은 인도 증시 강세로 이어지는 분위기죠.
지난 27일 종가 기준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센섹스(SENSEX) 지수와 니프티(Nifty)50 지수는 최근 1년간 각각 20.04%, 23.33% 상승했는데요.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들어서도 각각 6.82%, 5.59% 올랐습니다.
모디 정부 주요 수혜주이자 인도 증시 시총 최상위권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 역시도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총 1위(2397억달러·325조3928억원)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주가는 올해만 13.45% 상승했고요, 시총 2위(1700억달러·230조7750억원)인 인도 최대 IT 서비스 기업이자 릴라이언스·아다니그룹과 ‘3대 재벌’로 꼽히는 타타그룹 소속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의 주가도 1.41% 올랐습니다.
인도 최대 은행 그룹사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시총 6위·891억달러·120조9354억원)를 비롯해 ‘ICICI뱅크’(시총 5위·960억달러·130조3008억원) 등 대형 민간은행주도 올 들어 각각 29.85%, 13.37%씩 상승했죠.
대표적인 모디 테마주 중 하나인 ‘아다니엔터프라이즈’(시총 14위·451억달러·61조2007억원)의 주가도 올해만 15.45% 올랐습니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인도 정부에서 진행 중인 ▷국가 인프라 구축 계획 ▷국가 수익화 계획이란 두 가지 인프라 프로젝트 기한이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올해 연초 총선 이전에 모디 정부가 ‘회계연도 2024~2025년 임시 예산안’을 통해 인프라 중심의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예고한 만큼 총선 이후 구체적인 관련 정책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어 “2분기 중 예정된 인도중앙은행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 전망된다”는 분석 역시도 인도 증시의 중장기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죠.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판단도 다르지 않습니다. 필리포 고리 JP모건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시장을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밝게 빛나는 두 국가”라고 칭했죠.
미 컨설팅기업 베인앤드컴퍼니도 인도 인수·합병(M&A) 시장을 지칭해 낙관적이며 올해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고요, 딜로이트는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고조에 따라 투자자들이 중국 대체지를 물색하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수혜를 인도 시장이 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딜로이트는 인도에서 제조 기반을 확대하려는 기업들이 인도 M&A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생산 연계 인센티브 제도 등 정부 정책의 덕분일 수 있다”고 분석했죠. 대표적으로 애플이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통제로 중국 내 생산에 차질을 빚자 일부 생산시설을 인도로 이전해 현재 아이폰의 약 14%가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韓 증시 상장 印 테마 ETF에 올해만 4390억원 몰려
부상 중인 인도 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해 국내 자산운용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입니다. 테마형 인도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죠. 인도 증시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외에도 인도 소비재 테마나 특정 그룹 내 계열사를 모은 상품 등으로 투자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모습까지도 보이고 있습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인도 테마형 ETF는 총 7종입니다.
지수 추종형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ETF,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 ETF 등 5개 종목입니다.
이 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ETF는 소비재 테마,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타타그룹’ ETF는 특정 그룹 내 계열사 테마 ETF죠.
지수 추종형 ETF의 수익률 역시 눈에 띄는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지난 27일 종가 기준으로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ETF의 수익률이 23.46%에 이르렀고,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ETF 역시 수익률이 21.65%였습니다. ‘KODEX 인도Nifty50’, ‘KOSEF 인도Nifty50(합성)’, ‘TIGER 인도니프티50’ ETF의 수익률도 차례로 11.36%, 11.2%, 10.09%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달 8일 상장한 ‘KODEX 인도타타그룹’ ETF와 지난 14일 상장한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ETF 역시도 짧은 시간이지만 각각 1.75%, 2.29%의 수익률을 올렸죠.
더 눈여겨볼 지점은 각 ETF들의 순자산총액 증가 속도입니다. ‘KODEX 인도Nifty50’ ETF에는 올해만 순자산총액이 2259억원(1092억→3351억원)이나 늘었고, ‘TIGER 인도니프티50’ ETF에도 같은 기간 1233억원(2128억→3361억원) 규모의 순자산총액이 몰렸죠. 이 밖에 ‘KOSEF 인도Nifty50(합성)’,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ETF에도 각각 올해만 285억원, 280억원, 96억원 규모의 자산이 증액됐습니다.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ETF의 경우 상장 불과 1주 만에 순자산총액이 187억원(299억→486억원)이나 늘어난 점이 이목을 집중시켰고요, ‘KODEX 인도타타그룹’ ETF 역시도 상장한 지 20일도 채 지나지 않아 순자산총액이 50억원(319억→369억원)이나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