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운영하는 보듬컴퍼니
직원들 “부모님한테 미안할 정도의 취업 장소”
“화장실 가는 것도 통제…폭언은 다반사”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반려동물 훈련사인 강형욱이 운영 중이던 ‘보듬컴퍼니’가 폐업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보듬컴퍼니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동물 학대’ 의혹이 나왔다. 강 씨를 둘러 싼 의혹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강씨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업 후기를 남길 수 있는 잡플래닛에 보듬컴퍼니 후기가 재조명 되면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 18일부터 보듬컴퍼니의 후기가 온라인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강씨의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잡플래닛 기준 보듬컴퍼니의 기업 평점 평균은 5점 만점에 1점대로 상당히 낮은 수치다.
지난달 리뷰를 남긴 전 직원 A씨는 “퇴사하고 공황장애·불안장애·우울증 등으로 정신과에 계속 다녔다”며 “부부인 대표와 이사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모독, 업무 외 요구사항으로 정신이 피폐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메신저를 지정해서 깔게 하며 직원 동의 없이 메신저 내용을 감시한다. 그 내용으로 직원을 괴롭히기까지 한다”며 “변호사를 불러 메신저 감시에 대한 동의서를 강제로 작성하게 시키고 이 내용으로 트집 잡아 협박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는 “자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직원들 사생활을 검열하고 수시로 폐쇄회로(CC)TV로 직원들을 감시한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에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좀 더 구체적인 폭로도 나왔다.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최신 영상에 보듬컴퍼니 전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쉬는 날 과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폭염·폭설에 중노동을 지시하거나, 보호자 면전에서 모욕을 주거나, 인격을 폄훼한 경우 등 더한 것이 많지만 대표님을 나락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참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 명절 선물로 배변 봉투에 담은 스팸 6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치욕스럽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국민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올려 보듬컴퍼니에 재직했던 사실을 인증했다.
JTBC 사건반장에서도 폭로가 이어졌다. 보듬컴퍼니 전 직원은 “숨도 쉬지 말아라, 벌레보다 못하다. 그냥 기어나가라, 그냥 죽어라와 같은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 대표가) 목줄 던지는 건 다반사였다. 맨날 불려 나가고 직원들 앞에서 욕을 먹었다"라며 "강 대표가 직원들에게 '너는 훈련 못 하고 아무것도 못 하는 애' '내 이름 빌려서 훈련하는 것'이라며 가스라이팅을 했다"라고 말했다.
퇴사 후 퇴직금으로 ‘9670원’만 정산 받았다는 또 다른 직원의 증언도 있었다. 이 직원은 “(강형욱 측이) 담당했던 고객을 끝까지 살피지 못했기 때문에 급여를 깎아야겠다고 했다”며 “견딜 수가 없어서 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고 했다. 이후 이 직원은 노동청을 통해 강씨 측과 연락해 3차례에 걸쳐 기본급과 연차 수당 등을 포함한 잔여 급여를 받았다고 한다.
회사 사무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폭로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6명이 일하는 사무실에 9대나 설치를 했는데, 정작 현관에 달린 CCTV는 가짜였으며 4대가 직원들 모니터 방향으로 달려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여직원들이 환복을 하던 공간에도 CCTV가 달려있었다고 한다. 직원이 ‘이는 불법’이라고 주장하자 강씨는 “‘법? 법대로 해봐? 어디서 회사에서 함부로 법 얘기해. 법은 가족끼리도 얘기 안 하는 거야. 법대로라면 너희 근무 태만으로 다 잘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화장실을 가는 시간까지 정해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 직원은 “3시쯤 되면 ‘화장실 다녀오시라’는 지시가 내려온다”며 “‘카페로 (직원들이) 한 번에 가셨으면 좋겠다. 다른 데로 가지말라’고 강요했다. 왜인지는 설명을 안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회사 인근의 친구 집에 방문해 화장실을 갔다가 강씨의 아내에게 혼이 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 직원들은 강형욱이 고객들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직원은 “강형욱 대표가 ‘병X들한테 도움 주고 돈 버는 거야’라며 직원들 앞에서 고객을 비난하는 대화를 했다”라고 전했다.
보듬컴퍼니에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전 직원은 강형욱의 갑질을 다룬 기사에 “강형욱은 훈련소에 맡긴 개의 견주가 입금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그 시간부터 ‘개 밥을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하면서 ‘동물학대’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보듬컴퍼니는 오는 6월 30일부터 내부 사정으로 교육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다고 밝혔다.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KBS는 지난 20일 방송 예정이었던 '개는 훌륭하다'를 긴급 결방했고, 강씨는 이번 주말 보듬컴퍼니가 주관하는 강원도에서 열리기로 한 ‘댕댕 트레킹’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아직 강형욱 씨는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