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정액을 얼려 제주 흑우를 보존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등은 복제를 통해 후계자를 키우는 보존대책이 준비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자연재해와 구제역 등으로 사라질 위험이 있는 천연기념물의 유전자원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오랫동안 보존할 대책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책 마련은 문화재청과 국립산림과학원, 제주축산진흥원 등이 협업했다.

제주 흑우(천연기념물 제546호)의 정액은 얼려서 보존할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 종모우 21두를 대상으로 총 1만855본의 보존물량을 확보했다. 또 김제 행촌리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0호) 등 천연기념물(식물) 3종 27주에 대해선 이른바 후계자를 양성해냈다. 이들의 유전자은행을 구축하고, 복제목을 만들어낸 것. 이밖에 합천 화양리 소나무 등 13주는 화분을 저장하기로 했다.

제주흑우 정액 얼리고,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후계자 키우고...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 나고야 의정서 발효로 유전자원의 보존과 확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천연기념물에 대한 유전자원 DB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토종 생물 종을 보존함으로써 유전자 주권확보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나고야 의정서는 이익을 목적으로 특정 국가의 유전자원을 이용하려면 해당국에 사전 통보해 승인을 받아야 하고, 유전자원을 이용해 발생하는 이익은 해당국과 공평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재청은 올해도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 등 천연기념물(식물) 3종 19건과 제주 제주마(천연기념물 제347호)의 유전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