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이력·관심사 파악 접촉

소신투표 성향, 공약 중심 공세

9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초선 의원 44명’이 변수로 떠올랐다. 영남권에 이은 최대 그룹을 형성한 이들은 옅은 계파색과 신념·공약에 따라 표를 던지는 소신 투표 성향을 보이면서 ‘캐스팅 보트’로 주목받고 있다. 각 후보도 초선 표심을 잡기 위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종배(4선 당선·충북 충주) 송석준(3선·경기 이천) 추경호(3선·대구 달성) 의원은 초선 의원과 전화통화 또는 개별 만남을 통해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 경험이 없는 초선 의원은 투표권을 가진 108명 중 44명(40.7%)에 달하는데, 이는 당 내 영남권(59명)에 이은 최대 규모다. 친소 관계가 없는 초선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각 후보는 개개인의 이력과 관심사까지 공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 세 분과 모두 통화를 마쳤다. 제가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최소한 조사를 다 하셨더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전화를 1번 하신 분도 있는데, 2번 하신 분도 있다”며 “중진 의원님이 밤낮으로 전화주시니까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 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유력 주자로 거론되던 이철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영남권인 추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1강 2중’ 구도를 형성했다. 총선 기간 인재영입위원장 및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했던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초선 표심이 대거 쏠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가 불출마하면서 사실상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의정활동을 앞둔 초선 의원은 각 후보의 지역구나 개인적 이해관계를 떠나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 상임위 배정 등 공약을 주시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주류 의견에 대해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전화를 많이 주시고 의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서 연락을 주시는 것을 보니까 정견발표까지 보고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민주당을 상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후보를 계속 보니까 다들 친윤계라 하는 만큼 (계파는) 다들 무리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초선 의원 사이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대세론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선거 당일이라도 마음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 후보도 초선 의원 표심을 의식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종배 의원은 전날 당선인에게 발송한 문자에서 공평한 당직 배분, 정기·수시 개별 면담 등을 약속했다. 추경호 의원은 ‘실력있는 여당’을 위해 의원 공부모임 등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석준 의원은 원구성 협상에서 법제사법위·운영위를 포함한 핵심 상임위 위원장직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에 포함했다. 김진·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