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1위·코스피 14위
최하위 미국·일본 비해선 선전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의 수익률이 대내외 악재에 크게 흔들리면서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20의 24개 주요 주가지수의 4월 한 달간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닥지수는 4.0% 하락해 2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2.0% 내려 14위에 랭크됐다.
앞서 지난 3월 코스닥지수가 4.9% 올라 2위를 기록하고 코스피는 4.0% 상승해 7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순위가 대폭 하락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 증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5.0% 내려 주요 20개국 증시 중 가장 낙폭이 컸으며, 그다음은 일본 닛케이225지수로 4.9% 하락했다. 이어 미국 나스닥지수가 4.4% 하락해 세 번째로 낙폭이 컸다.
코스닥(-4.0%), EU 유로스톡스50(-3.2%), 이탈리아 FTSEMIB(-3.0%), 독일 닥스30(-3.0%)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중국 증시의 강세가 돋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각각 2.0%, 0.5% 올라 수익률 6위와 8위를 기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경제지표가 견조하게 나오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며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다"며 "또한 최근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해당 국가의 증시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증시의 경우 지난달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에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하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나타난 '3고 악재'(고금리·고환율·고유가)에 크게 휘청였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점도 하방 압력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한 달 간 5.9% 내렸으며, SK하이닉스도 4.8% 하락했다.
이달에는 금리, 환율 안정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입장이 긴축 완화임을 시사했고, 10일 발표되는 미국 미시간대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유가 하락에 따라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15일 공개되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통화 정책 불안심리가 빠르게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과도했던 통화정책 불안심리가 정상화되고 해소되는 과정에서 채권 금리, 달러 안정은 지속될 전망"이며 "이는 위험 선호심리를 자극하고 외국인의 코스피 현선물 매수로 이어지며 2차 기술적 반등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아 증시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 ASML 등의 실적 발표를 거치며 반도체 수익성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며 "외국인들도 코스피 시장에서 반도체 주식을 사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상단과 하단이 모두 제한된 좁은 박스권 내에 위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