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불발 특수성 활용해 300억 투자

리픽싱 이후 가격 조정 감내

상장 후 주가 흐름에 투자 성과 좌우

프랙시스캐피탈, 디앤디파마텍 회수 '첫 관문' 통과 [투자360]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텍 디앤디파마텍이 세 번의 도전 끝에 기업공개(IPO) 완주를 앞두면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하 프랙시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첫 관문을 넘어섰다. PE가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드물어 프랙시스의 엑시트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전일 개인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7조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기관의 96%가 공모가 밴드(2만2000~2만6000원) 상단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덕분에 디앤디파마텍의 공모가는 3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최종 공모액은 363억원이다.

디앤디파마텍이 코스닥 입성에 가까워지면서 오랜 시간 엑시트를 기다린 기관들도 지분 매각 기회가 생긴다. 디앤디파마텍은 그동안 국내외 기관을 상대로 총 2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 했다. 단기간에 사업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신약 개발사 특성상 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벤처캐피탈(VC)을 기관 주주로 확보해 왔다. 그러다 2021년에는 PE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프랙시스는 2호 블라인드 펀드 재원을 활용해 디앤디파마텍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PE는 투자 5년을 전후해 엑시트를 단행하는 만큼 현금흐름이 원활한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신약 개발사에 투자한 사례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의 메디포스트 바이아웃(경영권 이수) 정도가 있다. 메디포스트는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어 디앤디파마텍보다 사업적으로 안정적이다.

프랙시스가 신약 개발 기업에 투자한 것은 디앤디파마텍이 처음이다. 투자 당시 디앤디파마텍은 한 차례 IPO에 실패하고 재도전 직전에 운영 자금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프랙시스는 디앤디파마텍의 상장 재도전을 회수 기회로 판단해 특수성을 활용하는 스페셜시츄에이션 성격의 투자를 실행했다. 그해 디앤디파마텍의 상장 재도전은 좌초되면서 회수 시기는 예상보다 미뤄졌지만 3년여 만에 지분 처분이 가능해졌다.

물론 프랙시스의 투자 단가를 고려하면 당장 엑시트를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프랙시스의 공모 후 지분율은 약 6%로 주당 매입가는 4만8000원이다. 리픽싱(가격 조정)을 진행한 이후 보통주로 전환했으나 투자 단가는 여전히 공모가(3만30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프랙시스 투자 당시 디앤디파마텍의 포스트 밸류는 6634억원이었으나 상장 예정 몸값은 3443억원으로 낮아졌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사업 기반이 취약한 신약 개발사 대한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디앤디파마텍이 공모에 흥행한 점은 긍정적이다. 공모 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한 만큼 파이프라인 임상 개발에 속도를 높여 기업가치를 개선해 나가는 과제가 남아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공모 자금을 대사성 질환 치료제(DD01) 임상 2상에 활용할 방침이다.

프랙시스는 디앤디파마텍 보유 지분 가운데 90% 정도 의무 보유를 설정했다. 상장 이후 1~3개월 순차적으로 락업이 해제되며 디앤디파마텍 주가 흐름에 맞춰 엑시트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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