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부스타 1년 전 대비 65% 급등

더벤티 등 일부 업체 인상 잇달아

물류비에 인건비까지 이중고 지속

전과 다른 ‘커피플레이션’…저가 브랜드까지 떤다 [푸드360]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커피엑스포에서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국제 원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커피 가격의 연쇄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의 가격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치솟으면서 저가 커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거래된 국제 로부스타 가격은 t(톤)당 4080달러로 집계됐다. 전년(2468달러) 대비 65.3% 오른 값이다. 이달 17일에는 t당 4195달러를 기록해 거래 역대 최고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t당 2000달러를 유지하던 로부스타 가격은 4000달러를 돌파했다.

커피 블랜딩이나 인스턴트커피의 주원료인 로부스타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기생충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 재배하기 쉽고, 생산량이 많아서다.

국제 아라비카 가격도 19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BOT)에서 전년(4465.42달러) 대비 14.5% 오른 t당 5111.37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t당 5000달러를 돌파한 뒤 꾸준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라비카의 경우 기후나 토양, 병충해에 민감해 재배에 어려움이 있어 로부스타보다 가격이 높다.

원두 가격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계속 상승세다.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베트남을 포함한 주요 커피 생산국의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줄어 커피 생산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꾸준하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로부스타의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싼 아라비카 대신 로부스터를 대체재로 활용하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전세계 평균(152잔)보다 2.7배 많은 405잔이었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를 살펴보면 커피(생두·원두) 수입량은 19만3000t으로 9년 전보다 약 1.5배 증가했다.

원두 가격 등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영세한 자영업자를 비롯해 저가 커피 업계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커피 시장은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 상승과 업체 간 경쟁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모든 카페가 경제성을 고려해 로부스터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며 “주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저렴한 음료 단가를 맞추기 위해 로부스타 원두를 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는 산지에서 고정된 가격에 1년 물량을 계약해 활용하지만, 개인 카페나 소규모 점포는 필요할 때마다 구입하기 때문에 원두 가격 변동에 따른 체감이 크다”며 “무엇보다 원두 가격은 산지 생두 가격이 그대로 반영되는 게 아니라 물류비 등 비용이 추가로 붙어 최종 가격은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일부 저가 커피 업체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서 1월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더리터’는 지속적인 원부자재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음료 가격을 평균 400원 인상했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도 이달 22일부터 카페라떼·오트카페라떼·초코라떼 등 7종 가격을 최대 500원 인상했다.

더벤티는 이에 대해 “우유, 설탕, 밀가루 등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며 “매장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돼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의 판매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과 다른 ‘커피플레이션’…저가 브랜드까지 떤다 [푸드360]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가 공지한 가격 조정 안내문. [더벤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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