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상대표팀 女선수복 수영복 연상 논란

사측 “공개된 경기복, 여러 옵션 중 일부일 뿐”

女만 골반 드러낸 ‘수영복’ 입는다?…난리난 美육상팀 복장 “왁싱비용 대라” 시끌
나이키가 공개한 미국 대표팀 육상 경기복. [시티우스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이 입을 여성용 육상 경기복이 노출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나이키 측은 이에 "공개된 경기복은 여러 옵션 중 일부일 뿐"이라고 했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보도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나이키 에어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미 육상 대표팀이 입을 경기복을 선보였다.

논란은 여성용 경기복을 공개한 후부터 일기 시작했다. 몇몇 수영복의 디자인처럼 골반부터 다리 전체가 드러나도록 디자인된 데 따른 것이다.

장애물 경주 선수인 콜린 퀴글리는 이에 "이 경기복은 절대 (선수의)성능(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06년과 2010년 미국에서 5000m 챔피언으로 전 미국 국가대표였던 로렌 블레쉬먼도 인스타그램에 "이 옷이 실제로 기능이 좋다면 남자들도 입어야 한다"며 "선수는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미국 육상연맹은 신체 노출에 따른 '왁싱' 비용 일체를 지원하길 바란다", "여성 선수들과 먼저 협의는 해본 적이 있느냐"는 등 반응을 보였다.

나이키 측은 이러한 논란을 놓고 파리에서 공개한 경기복은 일부일 뿐이고,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올림픽 위원회 미디어 서밋에서 더 많은 경기복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이키 관계자는 "공개한 경기복은 나이키가 올림픽 선수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옵션 중 두 가지에 불과하다"며 "남녀 선수 통틀어 약 50개의 경기복이 있다. 특정 종목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된 12개의 스타일도 있다"고 했다.

또 "여성은 반바지, 크롭탑 또는 탱크톱, 반바지 형태의 바디수트를 고를 수 있다"며 "나이키는 경기복 디자인 등 모든 단계에서 수많은 운동선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스포츠계에서는 여성 선수들의 신체 노출 의상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비치핸드볼에 출전하는 여성 선수들에 대한 비키니 유니폼 의무 규정이 삭제됐다.

당시 국제핸드볼연맹(IHF)은 "여자 선수들은 타이트하고 몸에 딱 붙는 반바지를 입어야 한다"는 비치 발리볼 관련 규정 변경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종전 "하의 측면 폭이 10cm를 넘기면 안 된다"는 규정으로 사실상 비키니 유니폼 착용이 의무였던 것에 비해 다소 완화한 것이다.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여자 대표팀이 불가리아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비키니 유니폼이 아닌 반바지를 입었다가 벌금 징계를 받으며 관련 규정이 논란이 됐다.

이 규정이 남자부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남녀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노르웨이와 덴마크 등 북유럽 5개국 스포츠 담당 장관이 IHF에 서한을 보내 이 규정을 바꿔달라고 촉구키도 했다.

그런가 하면, 뉴질랜드 체조연맹은 지난 2일 여성들이 레오타드 위에 반바지나 레깅스 등을 입을 수 있도록 복장 규정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