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만 930만명 홍콩 떠나 여행
홍콩 요식업 “한달간 식당 300여개 폐업”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홍콩의 고물가를 피해 중국 본토를 찾는 홍콩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홍콩의 3월 송출 여행객 수가 1997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 외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 홍콩인들은 총 930만명으로 나타났다. 홍콩 인구가 약 73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한 번 이상 홍콩 외부로 여행을 갔으며, 이들 중 86%는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과 마카오로 향했다.
중국 이민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부활절 연휴 4일간 홍콩에서 온 관광객 수는 176만명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을 찾은 대만인 및 기타 국가 방문객 수인 40만명을 훨씬 능가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에서 마카오와 중국 본토로 향한 숫자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0% 증가했으나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방문객은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달러 강세와 고물가로 홍콩인들은 인접한 광둥성 선전시만 가도 홍콩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에 숙소와 식당, 놀이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홍콩 내 소비가 줄자 사이먼 웡 홍콩요식업협회 회장은 현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난 부활절 연휴 기간 외식업 매출이 1년 전보다 40%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한 달 동안 (홍콩에서) 300여개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본토 전담 여행사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홍콩 여행사 EGL투어스의 전무이사 스티브 후엔은 본토로 향하는 단체여행 등록수가 지난해보다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관광 열풍’을 목격했다”며 “중국의 다양한 지역으로 여행지를 선택하는 홍콩인들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는 거센 반정부 시위로 반중 정서가 휩쓸었던 2019년 홍콩의 풍경과 대비된다. SCMP는 “홍콩인들은 중국의 저렴한 가격과 질 좋은 음식 때문에 정치는 옆으로 제쳐둘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