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채권개미 ‘50조 시대’ 열려

만기 20~30년 이상 초장기 국채 인기

“금리 정점론에 채권투자 매력↑”

“6월 개인투자용 국채 수요도 클 듯”

개인 채권투자 ‘50兆 시대’…6月 개인투자용 국채가 대중화 길 여나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장외 원화채권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서면서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고금리에서 중금리로 가는 길목에서 개인들은 초장기 국고채를 대거 사들이는 ‘큰손’이 된 것이다. 금리인하 예상 시기가 점점 미뤄지더라도 “늦어도 올해는 넘기지 않는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오는 6월 최초 발행되는 개인 투자자용 국채도 채권 흥행 추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연합인포맥스 장외채권 잔고 집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원화채권 잔고는 3일 기준 51조374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2일 50조원(50조1100억원)을 첫 돌파한 뒤 3월 13일 이후로 50조원대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2022년 이전만 해도 개인의 원화채권 보유 잔고는 10조원을 밑돌았지만 불과 2년 만에 5배 불어났다.

개인 채권투자 ‘50兆 시대’…6月 개인투자용 국채가 대중화 길 여나 [투자360]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현재의 높은 이율을 장기간 누리려는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채권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역대급으로 뜨겁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 전반이 상승해 채권 투자의 매력도가 높아졌고, 고령화에 따라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올 들어 채권개미들이 사들인 규모만 12조원이 넘는다. 외국인(13조9322억원) 다음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대표적인 큰손 기관으로 통하는 보험(9조3807억원), 사모펀드(9872억원)보다도 개인들이 더 많이 채권을 사들였다.

월별 순매수 현황을 살펴보면 ▷1월(3조8908억원) ▷2월(4조2464억원) ▷3월(3조7009억) 순이다. 하루 평균 1950억원어치 사들인 셈이다. 지난 1일 하루에만 개인들은 3000억원(2984억원·연중 최고치) 가까이 순매수했는데,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3149억원어치 팔아치운 행보와도 대조적이다.

채권개미들이 꽂힌 종목은 만기 20~30년 이상의 초장기 국고채다. 개인들은 연초 이후 국고채를 3조859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올 들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 1위(네이버)부터 5위(JYP엔터테인먼트)까지 순매수 규모를 다 합한 수준(3조5140억원)보다 더 많다.

6개월 기준 시중은행(평균 3.08%)과 저축은행(3.16%) 정기예금 금리는 3.1% 안팎에 머물지만 20년 이상 국고채권은 이보다 높은 3.3~3.4% 범위에 있다. 또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장기 국채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다고 전해진다.

특히 국채 19-6호는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알짜’ 재테크 수단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9월에 발행한 20년 만기 국고채로 개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채권 2위에 해당된다. 금리가 대체적으로 낮았던 2019년 발행된 채권이라 6개월마다 지급되는 표면금리는 세전 연 1.125%이며, 세금도 1.125%에 대해서만 부과되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용 국채도 채권 열풍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저축성’ 국채다. 오는 6월 첫 발행 예정이며 개인투자용 국채 전용 계좌를 통해 개인은 10만원 단위로 연간 1억원까지 매입할 수 있다. 세전기준으로 연평균 수익률은 10년물이 4.1% (세후기준 3.5%), 20년물은 4.9% (세후기준 4.2%)다.

매입액 총 2억원까지 이자소득의 분리과세(14%)되는 절세 혜택도 챙길 수 있어 출시 전부터 시장 관심도 크다. 단독 판매 대행사인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용국채는 10~20년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고 발행 주체가 국가인 만큼 최고의 안정성을 갖췄다”며 “전 국민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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