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10위권 가상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오는 29일 국내 시장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본격 상륙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최초로 한국 시장 서비스를 시작하는 크립토닷컴은 ‘코인 간 거래(C2C)’를 시작으로 규제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시중은행 계좌를 통한 거래 등 ‘원화마켓(원화와 가상자산 간 거래)’까지 순차적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크립토닷컴 코리아 국내 앱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회사 오케이비트(OK-BIT) 서비스를 종료, 크립토닷컴 코리아 거래소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우선 크립토닷컴은 오는 29일 출시하는 앱을 통해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을 교환하는 C2C 기능만 지원하게 된다. 기존 오케이비트 플랫폼 사용자에게는 서비스 중단 30일 전 공지를 완료 했다는 것이 크립토닷컴 측의 설명이다.
안지아니 사장은 “한국 시장의 규제를 준수하면서 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첫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크립토닷컴”이라며 “규제 당국과 긴밀하게 논의 한 후 시중은행 계좌를 통한 거래와 여러 부가서비스 등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패트릭 윤 크립토닷컴 한국 사장은 “단기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것보다 한국 시장에서 신뢰를 쌓고 크립토닷컴이 안전하고 간편한 거래 매개체한 인식을 쌓는 것이 더 큰 과제라 생각한다”면서 “시중은행 계좌 지원을 언제 할 것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관련 서비스 개시를 위해 국내 대형 시중은행 등과도 이미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년간 한국 시장의 수요에 맞춰 현지화를 진행해왔다”면서 “자체 기술력을 통해 ‘김치 프리미엄(한국 내 거래 가상자산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보다 높은 현상)’이 없는 적정 가격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크립토닷컴은 지난 2022년 6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오케이비트를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우회 진출한 후 원화마켓 거래소 전환 등을 추진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오케이비트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권한 만료 시점은 올해 11월로 금융당국에 크립토닷컴으로 변경신고를 마친 상태다.
원화마켓 진입을 노리는 크립토닷컴에겐 7개월 앞으로 다가온 VASP 연장 여부가 최우선 과제다. 현재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국내 거래소 중 원화마켓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 뿐이다.
안지아니 사장은 “본사가 위치한 싱가포르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전통 화폐와 가상자산 간의 교량 역할을 오랜 기간 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시중은행과 협업해 계좌를 개설하는 일 역시도 싱가포르를 비롯해 캐나다, 영국 등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지아니 사장은 “6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기술적으로 성숙한 ‘트렌드세터’ 국가다. 문화 콘텐츠와 가상자산이 결합하는 ‘웹3’가 한국에겐 좋은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크립토닷컴은 삼성과 라인 제네시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가상자산 플랫폼이다. 가상자산 간의 교환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트레이닝, 대체불가토큰(NFT) 등과 관련한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