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시작으로 위메프·인터파크·AK몰까지
美 증시입성 노리는 큐익스프레스 탄력받을까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3월 마지막 주(3/25~29일)는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기업 큐텐(Qoo10)의 AK플라자 전자상거래 사업부문 영업양수도 소식이 인수·합병(M&A)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큐텐이 M&A 시장서 보폭을 넓히는 만큼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에 일찌감치 주목한 재무적투자자(FI)의 수익실현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AK홀딩스는 "AK플라자의 AK몰을 포함한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에 대한 자산 및 부채, 영업에 관한 모든 권리 등을 인터파크커머스에 양도한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양도가액은 약 5억1800만원으로, 내달 30일 거래종결을 앞뒀다.
그간 큐텐이 인수해 온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거래규모는 작지만 백화점의 온라인몰을 품게 된다는 점은 앞선 거래와 차이가 있다. 앞서 AK몰은 온라인 백화점관으로서의 특색을 살려왔다. 예컨대 AK플라자에 입점한 백화점 상품을 포함해 제휴사 상품을 판매했다.
국내 전통 유통기업이 고전하는 사이 큐텐은 국내서 사업 보폭을 빠르게 넓혀가는 모습이다. 2022년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이듬해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그리고 올해 AK몰까지 영업양수도 형태로 인수를 앞두며 몸집을 불려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그간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기업 M&A(위메프 제외)에 투입한 실탄으로 추산하는 금액은 3500억원~4000억원 내외다. 티몬 인수에는 2000억원 안팎을, 인터파크커머스는 1500억원 상당을 투자금으로 집행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꾸준히 인수하는 배경에는 큐익스프레스가 자리한다. 시장에서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해온 큐익스프레스 ‘몸 만들기’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큐텐이 성장하는 만큼 일찌감치 큐익스프레스를 투자처로 낙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또한 우수한 투자금회수(엑시트)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코스톤아시아는 큐텐이 2021년 큐익스프레스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했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지분과 교환 가능한 사채다.
큐익스프레스는 온라인 판매자의 역직구 물량 배송을 도맡아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한다. 2021년 FI 투자 당시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 내외로 알려졌는데, 팬데믹 확산 및 증시 입성 추진이후 시장서 거론되는 몸값은 1조원 상당이다. 큐텐이 이커머스업체를 꾸준히 인수하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덕택에 물동량이 증가한 결과다.
코스톤아시아 이외에도 큐익스프레스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FI의 면면은 화려하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큐텐이 지난해 4월 지분교환 방식으로 진행한 위메프 인수를 통해 큐익스프레스 주주에 올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당시 보유하던 위메프 지분 4.8%를 큐익스프레스 지분과 교환했다.
이보다 앞서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 PS얼라이언스 컨소시엄은 같은 방식으로 큐익스프레스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큐텐은 복수의 FI가 보유 중이던 티몬 지분 100%를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하는 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