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 영향
지역별 편차 뚜렷…변동 폭 작아 영향 제한적
전문가들 “주택 시장 하반기부터 회복될 수도”
[헤럴드경제=박로명·박자연 기자] 국토교통부가 19일 발표한 ‘2024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며 양극화된 모습”이라며 “전반적으로 변동 폭이 작아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 가격의 변동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공시가격 변동률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 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서울·인천·경기 등 공급 과잉 문제가 크지 않고 급매물 매입 수요가 있는 수도권 위주로 공시가격이 빠르게 회복됐다”며 “반면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 주요 광역시는 미분양 적체와 매매 시장 침체 영향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함 부장대우는 “지난해와 비교해 주택 보유세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고금리와 제한적 수요로 주택 거래량의 회복이나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작년 1분기부터 집값이 소폭 상승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벌어졌다”면서 “서울 안에서도 외곽지역과 상대적으로 입지가 우수한 지역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도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역별로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팀장도 “지역별로 미분양 규모에 따라 공시가격이 상승 혹은 하락한 곳이 갈렸다”며 “올해 공시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아 보유세 문제로 매물을 내놓는다든지, 회수하는 등 시장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 소유자들은 올해 보유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심하는 분위기다. 경기도 한 아파트 소유자는 “2022년도에는 공시가격 과다로 이의를 제기했는데 올해는 2%대로 올라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수도권 아파트 소유자는 “올해 보유하고 있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세금은 안 나오겠지만 땅값이 떨어진 거니 좋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올해 상반기에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주택 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공시가격 1.52% 상승은 작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예상 가능한 수준”이라며 “집값은 올해 1분기 조정, 2분기 보합, 하반기 소폭 상승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와 전세 가격 상승, 입주물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집값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번 공시가격은 예상치와 근접하며,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부동산 시장은 ‘상고하저’였던 지난해와는 반대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하반기 금리가 인하된다는 가정 하에 집값이 안정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의 집값이 먼저 회복되면 반년에서 1년 시차를 두고 지방으로 온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